한국 불교계의 한 기둥이자 명칼럼리스트로 유명한 석지명 스님(법주사 본사 주지)이 오랜만에 LA를 찾았다.
삭도로 머리칼을 밀고 새파란 초발심으로 무장한 채 함께 공부했던 도반 9명이 모처럼 뭉쳐서 세도나에서의 참선수련회를 계획했던 것. 수련회를 마치고 귀국 하는 길에 20여년전 그가 몸 담았던 LA를 들렀다.
그의 LA방문이 한인들에게 특별히 반가운 것은 80년대 초에 LA에 몇 안되는 불교계 지도자로 미주에 한국불교 심기에 노력했고 또 영향을 끼쳤던 인물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일 오전 11시에 반야사(주지 현철스님)에서 있을 ‘지명스님 초청 특별법회’를 기대하는 올드타이머들이 많다.
지명스님은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83년 LA를 떠날때까지 달마사 주지를 지냈고 81년에는 반야사(주지 현철스님)를 설립했다.
88년 종교학 철학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는 청룡암, 청계사주지를 거쳐 현재 속리산 법주사 본사주지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고 있다. 수행과 행정업무를 병행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맑고, 때로는 날카로운 필치로 대중계도에도 솔선하고 있다.
본국의 일간지 고정칼럼난을 통해 그는 법화경의 두가지 사상, 즉 ‘방편과 진실이 둘이 아니다’와 ‘만가지 선행이 부처를 만든다’는 내용을 주변의 소재를 빌어 전파하고 있다.
"LA를 떠난 후에는 거의 20년동안 겨우 세 번째 걸음이지만 마음속에는 언제나 LA한인들이 있습니다. 당시는 불교포교가 워낙 어려웠거든요. 법회에 오겠다면 오렌지카운티등까지 픽업해서 데려다 주곤 했는데. 다시 만나 볼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로워요"
지명스님은 이번 법회에서 ‘공복감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주제를 다룬다.
"빈 것에 대한 편안함을 못느끼고 자꾸 채워 넣으려고 하는게 현대인의 삶이지요. 그러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공복감을 느끼지 못하면 행복, 사랑, 맛의 진수를 못느껴요. 아무리 버둥대도 언젠가는 공복, 상실, 떠남등이 닥치지요. 현실적으로 공복감은 고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미리 준비하고 즐기는 연습도 해놔야 한다는 거지요"
"사람은 누구나 뭔가 잡으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벗어나려는 이중적 마음을 갖고 산다"고 그는 전제하고 "공복감을 즐길 준비가 되면 동시에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여유가 생기고 그럼으로써 함께 행복해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작은 선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명스님의 저서로는 불교방송 강의집 ‘허공의 몸을 찾아서’, ‘깨치는 말씀, 깨침의 마음’과 열반경을 쉽게 풀어 쓴 ‘큰 죽음의 법신’등이 있다. 문의 (213)382-2179 반야사.
<홍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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