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광장]
▶ <김인규 편집국 국장대우>
관따나모내 미군기지가 쿠바와 미국의 관계를 개선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관따나모 미군기지는 그간 쿠바에게는 ‘눈엣 가시’같은 존재였던데 반해 미국은 적진에 투입해놓은 ‘트로이 목마’로 여겨왔다. 관따나모는 쿠바 영토로 인구 18만여명이 살고 있으나 한 쪽에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 해군들이 주둔하고 있다.
부패한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혁명으로 뒤엎고 1959년 1월 정권을 장악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과 국제사회에 관따나모 기지를 자기네에게 반환하라고 주장해왔다.
물론 미국은 코웃음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따나모는 미국 본토에 가장 인접한 적대국가 쿠바를 견제할 수단이자 카리브해 전략 요충지에 위치해 있는 만큼 되돌려 주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관따나모 기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생포된 탈레반 및 알 카에다 포로 수용소로 활용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에 한몫 하고 있다. 당초 미국이 알 카에다 포로 등을 관따나모 기지에 수용하겠다고 하자 카스트로는 예상을 깨고 반대하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최근 이 문제와 관련, 자국을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 2명, 하원의원 6명 등에게 알 카에다 포로들의 관따나모 기지 수용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 나아가 하원의원들에게는 국내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자국 야당 인사들을 면담케 해주었다.
미국 상, 하원의원들도 카스트로의 호의에 화답했다. 쿠바를 테러 감시대상국으로 결정한 국무부의 결정은 면밀히 재검토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인 뿐 아니라 미 정부 당국도 카스트로의 미소 작전에 손을 내밀기는 마찬가지다.
재무부는 40여년에 걸친 대 쿠바 무역 금지 조치에도 불구, 50세 미만 젊은 경영인들로 구성된 청년사장기구 회원 100여명에게 쿠바를 방문토록 해주었다. 이들은 기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지난주 쿠바를 찾았다. 재무부는 이달에만도 약 2,000명의 자국 정치인 및 기업인들의 쿠바 방문을 허가했다.
양국간 관계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관따나모는 사실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만은 않은 장소다. 한 사병의 의문사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영화로 데미 무어와 톰 크루즈가 각각 변호사로, ‘코드 레드’라는 기합을 주도록 해 사병을 숨지게 한 사령관으로 잭 니콜슨이 출연한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이 바로 관따나모 해군기지를 배경으로 했다.
중년 이상이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관따나메라’라는 팝송 역시 관따나모가 원고향이다.
“관따나메라, 과히라 관따나메라(관따나모의 순박한 아가씨). 나는 종려나무 고장에서 자란 소박하고 성실한 사람이랍니다. 죽기 전 내 영혼의 시를 여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답니다. 내가 부른 노래는 늘 영롱한 초록색 빛깔 또 붉은 빛으로 타오르지요. 나의 노래는 피곤한 여신과 같이 쉴 곳을 찾아 헤맨답니다. 관따나메라 과히라 관따나메라.”
아름다운 이 가사는 쿠바의 국민 시인 호세 마르띠의 시에서 따왔다. 식민통치국 스페인을 상대로 독립 운동을 펼치다 1895년 41세로 숨진 마르띠의 시에 옛 아바나 민요곡을 부친 관띠나메라는 그러나 뉴욕이 실질적 탄생지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쿠바 출신 헥터 앙굴로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듣고 미국 가수 피트 시거가 이를 편곡한 것이 바로 61년 뉴욕주 동부 캣스킬 하계 캠프장이었기 때문이다.
관따나메라는 이들에 의해 1963년 컬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발표됐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3년 뒤 ‘샌드파이퍼스’가 싱글로 내어 빅히트했다.
이제 관따나모가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에 얼마나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관따나모로 인해 양국이 국교를 트고 본격적인 교류를 하게 된다면 미주 한인들에게도 영향은 옮아올 수 있다.
쿠바는 한인들이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각종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여지를 많이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