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추방되지 않도록 구명 서명운동을 벌이시거나 동참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만약 형기를 마친 뒤 추방당하지 않고 뉴욕에 살게 된다면 도움을 주신 분들은 물론 모든 동포분들께 결코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가겠습니다.”
1997년 5월 위험에 처한 여자 친구를 구하려다 한인 한 명을 과실로 숨지게 한 혐의로 현재 뉴욕주 업스테이트 우드번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민성식(23)씨는 최근 옥중에서 기자와 만나 “한인사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몇 차례나 되뇌었다.
민씨는 재판 당시 정당방위가 참작돼 집행유예나 6개월 징역형 정도를 예상하다 장기실형을 선고받자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2년9개월여를 복역하면서 자신의 죄가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솔직히 교도소에 처음 수감됐을 때 막막함과 함께 억울하다고 느낀 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 때문에 귀한 생명을 잃은 상대방에게 속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잠시 뒤 깨달았습니다. 또한 제가 받은 형기가 오히려 부족하다고 여기고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면서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로 삼자고 다짐했습니다.”
민씨는 사건 이후 그의 곁을 떠난 여자친구에게 야속한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잘 된 일이라며 행복을 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씨의 교도소내 일과는 매일 아침 성경 읽기와 기도로 시작된다. 교도소 운동장 청소를 도맡아 하고 교육프로그램에 등록, 공부와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민씨는 요즘 실현되기만을 간절히 비는 꿈을 꾸면서 남은 형기를 치르고 있다. 만약 출옥 후 추방을 면하게 되면 주류사회로부터 억울한 일과 무시당하는 한인들을 돕는 삶을 살겠다는 꿈이다.
“주류사회에 대한 무지와 소수민족이기에 억울하게 혹은 과다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한인 젊은이들을 교도소에서 몇 명 만났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지팡이 역할을 해가며 살고 싶습니다.”
현재 민씨는 2월25일 추방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과 2월 중 내려질 가석방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특히 추방 여부 재판은 민씨와 부모, 주변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민씨 추방구명 가두 서명운동은 매주 토요일 오후 1~3시 플러싱 공용주차장 앞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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