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중풍, 올케 난치병 백씨 가족 추위에 떨어
▶ <필라-홍진수 기자>
펜실베이니아의 1만2,000가구가 난방 시설 없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저소득층 한인들도 겨울 추위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시급하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몽고메리 카운티 첼튼햄 타운십의 백모(36·여)씨는 한아름 쇼핑 센터 뒤쪽에 있는 방 2개 짜리 M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남동생 식구 등 7명과 함께 힘들게 겨울을 나고 있다. 백씨의 어머니(71)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올케는 난치병으로 통원 치료중이다.
자신의 딸과 조카 두 명은 어려서 보호자가 필요하다. 백씨 가정은 환자가 2명이지만 아파트가 워낙 오래돼 방한 시설이 형편 없는데다 공동 난방 시스템조차 만족할 만한 상태가 아니어서 겨울 나기가 힘든 형편이다. 혼자서 7식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남동생의 수입으로는 이사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이다.
유학생 부부로 미국에 온 백씨의 가정이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는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던 백씨의 남편이 7년 전 갑작스레 타계했기 때문. 한국에서 신학을 전공한 백씨는 유복녀인 딸과 아픈 어머니를 힘들게 보살피고 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난방 시설 없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정이 펜주 전역에 1만2,000가구, 필라에는 4,600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라 지역에는 페코(Peco)에너지 가입자 중 1,193세대, 필라가스워크(PGW) 가입자 중 4,684세대가 형편상 가스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펜주 공공시설위원회(PUC)의 미첼 밀러 소비자 담당국장은 "이들은 지난해 비싼 가스 요금과 이상 난동 등으로 가스 공급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이중에는 가스 요금을 내지 못할 정도의 극빈 가정도 상당수"라고 밝혔다.
펜주 공공복지국에서는 "주정부는 올해 저소득 가정 에너지 보조프로그램 그랜트로 9,300만달러를 확보해 놓았다"면서 "지난해 12월31일까지 17만1,348가구에서 4,290만달러의 혜택을 받았지만 아직도 여유가 많으므로 지역별 커뮤니티 봉사 센터를 통해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인 봉사기관 중에서는 한인 지역 개발봉사센터(215-276-8830)와 아시안 종합복지회관(215-456-1662)에서 저소득층 난방비 보조 프로그램은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혜택도 영주권이 없는 불법 체류자들에게는 불가능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동포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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