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후 내다보며 새해를 설계한다]
▶ 트라이스타 공동창업자 데이빗 전씨
“10년 후에는 세계적인(World-Class) 투자 전문가로 인정받겠습니다.”
유능한 한인 1.5세와 2세들이 금융가에서 많이 활약하고 있지만 금융투자회사인 ‘트라이스타(TriStar LLP)’의 공동 창업자 데이빗 전(40, 한국명 전용범·사진) 사장은 이력부터 특별나다.
컬럼비아대에서 MBA까지 마친 뒤 컨퍼런스보드에서 4년, 월가 서열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8년 일했다. 베어스턴스사에서 4년여만에 전무급인 매니징 디렉터로 최단기 승진했으며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속된 말로 안정되고 잘나가던 전씨는 지난 2000년 펀드를 차려 독립했다. 지난 97년 한국의 IMF 사태를 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중남미 경제전문가인 전 사장은 당시 한국의 외환 위기 등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한국이 투자해야 할 분야는 제조업이 아닌 금융분야이며 내 경험과 실력을 한국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쓰겠다”고 다짐했다.
한인(Korean American)으로서 한국의 금융시장 개척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개인적 야망도 물론 작용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볼티모어에 이민온 전 사장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커서 한국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으며 자랐다. 심지어 “한국이 필요하다면 개인 이익을 떠나서라도 도우라”는 가르침을 받아 한국어에 능숙하도록 노력했고 한국 역사 등은 지금도 취미생활처럼 배우고 있다.
전 사장은 “세계적으로 부의 창조는 머리와 돈이 한다. 한국은 세계시장에 투자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는다”며 “실력있는 한인 2세와 한인사회는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세들이 ‘내가 누구인가(Who am I)’라는 정체성에 대한 콤플렉스를 떨쳐버리고 한국 또는 미주한인사회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한인사회가 현재 언어(한국어)를 바탕으로만 형성되고, 존립하는 이상 앞으로 2, 3세들이 커가면서 단절의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한인들이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다음 세대로, 또는 금융차원으로 투자하는 메카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시장의 조류에 맞는 금융투자의 사회기반(Infrastructure)이 없으면 한인사회의 비즈니스가 위기를 자초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이 IMF를 맞았던 비극을 한인사회가 되풀이 하지 않는 대비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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