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광장]
▶ <김인규 편집국 국장대우>
2001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매년 이맘때면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이번에도 이 말은 어김없이 등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질적인 뉴밀레니엄 첫 해는 기쁨보다는 슬픔이, 성취감보다는 상실이 더 컸던 시기였다.
9.11 연쇄 테러로 수많은 인재들이 희생됐고 유가족들은 지금도 슬픔에 잠겨있다.
미국이 치루고 있는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의 전쟁은 일단 승리했지만 빈 라덴의 신병을 처리하지 못해 아직 미완의 장으로 남아 있다. 후속 테러의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상존한다.
이같은 시기에 우리들은 과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우선 9.11 테러로 숨져간 이들의 유가족에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위로를 보내야 한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귀한 피붙이를 잃은 유족들에게는 어떤 말과 글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을 위해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면서도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또한 고인들이 영면할 수 있게 간절한 기도를 보내야 하리라 본다.
9.11 테러는 또한 미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 사회 비즈니스에도 큰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 경제는 내년 중반 이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당장 오늘 내일이 급한 한인 업계에 이같은 전문가들의 예상은 너무 멀고 불투명하게 여겨진다. 일부 업종은 휴, 폐업의 근심을 안고 하루하루를 이어가기도 한다.
새해에는 한인 업소들이 새롭게 일어설 수 있도록 동포들이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작정한 소비나 충동 구매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은 가급적 우리 동포 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인 업체 역시 동포들이 다시 찾고 싶도록 서비스, 취급품목 등에 정성을 쏟는 게 도리다. 서로가 돕는 것은 서로가 하루 빨리 일어서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임오년 새해 동포 가정이 가져야 할 목표는 각각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여느 가정이나 보편적인 목표는 같다고 본다.
그것은 대략 5가지로 압축된다. 가족들의 건강, 가정의 화목, 자녀들의 건전한 성장, 경제 활동, 여가 활용 등이다. 이 가운데 가족들의 건강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건강은 각자가 먼저 신경 써야 하지만 본인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건강상 적신호가 켜지지나 않는지 가족들이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족 구성원 중 단 한사람이라도 건강을 잃게 되면 그 가정은 불행의 그늘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은 결코 행복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다는 평범한 이치도 다시 한번 새겨볼 필요가 있다. 부부간, 부모 자식간의 화목은 자연스럽게 주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노력이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하거나 양보를 받아내기보다 좋은 점을 칭찬하고 자신이 먼저 손을 내밀겠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자녀의 건전한 성장은 부모의 가장 큰 기쁨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청소년들의 탈선으로 본인은 물론 부모와 형제들이 큰 고통을 당하는 예를 왕왕 본다.
그들이 어둠의 세계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랑과 대화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자녀는 결코 엇나가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경제 활동, 즉 돈벌이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말되 머리를 써서 열심히 노력할 필요는 있다. 이민 생활에서 여가 활동은 자칫 간과되기 쉽다.
때로는 사치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여가 활동은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의 무료에서 탈출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새해는 또 한국에서 월드컵 축구대회와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월드컵은 88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이 맞은 최대 국제 행사다.
어떻게 치루느냐에 따라 한국은 물론 동포들의 위상이 동반 상승하거나 추락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후원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 역시 중요 대사다. 그러나 동포 사회가 이로 말미암아 분열, 반목하는 불행이 뒤따르지 않도록 서로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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