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정말로 두 챔피언이 나오는 것 아냐?
내셔널 타이틀전인 로즈보울 진출을 눈앞에 두고 강력한 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파란이 꼬리를 물면서 결국 로즈보울이 마이애미 대 네브라스카의 대결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 과정은 대학풋볼의 현 챔피언 결정방식(BCS 시스템)이 품고 있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플레이오프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투표와 컴퓨터랭킹, 스케줄 난이도 등 복잡한 공식을 총동원해 탑2 팀을 골라내 이들이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에서 만나도록 한다는 것이 BCS 시스템의 목적. 4년전 시작된 BCS 시스템은 첫 3년간 별다른 이론이 없는 확실한 타이틀게임을 성사시켰으나 올 시즌은 자칫하면 AP와 USA투데이/ESPN랭킹이 서로 다른 챔피언을 등극시킬 가능성만 만든 실패작이 됐다.
챔피언이 둘이 나올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BCS랭킹 2위로 로즈보울에서 1위 마이애미와 격돌하는 네브라스카가 실제 양대 투표랭킹에서는 오리건(2위), 콜로라도(3위)에 이어 4위. 만약 로즈보울에서 마이애미가 네브라스카를 꺾는다면 당연히 마이애미가 양쪽 랭킹에서 모두 내셔널 챔피언이 되겠지만 만약 네브라스카가 이긴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코치들이 투표하는 USA투데이/ESPN랭킹은 무조건 BCS 타이틀게임인 로즈보울에서 이긴 팀이 자동적으로 내셔널 챔피언으로 지정되기에 네브라스카가 챔피언이 된다. 하지만 기자단이 투표하는 AP랭킹은 그런 제약이 없다. 만약 1위 마이애미가 진다면 AP 랭킹 2위인 오리건과 3위 콜로라도가 격돌하는 피에스타보울 승자가 1위 자리를 물려받아 내셔널 챔피언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챔피언이 둘이 되고 바로 이런 사태를 피하려고 만들어진 BCS 시스템은 목표달성에 실패하게 된다.
이같은 사태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에 당시 랭킹 1위였던 네브라스카가 콜로라도에 62대36으로 참패한 것을 시작으로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텍사스, 테네시 등 로즈보울 문턱까지 갔던 팀들이 연이어 실족하면서 비롯됐다. 콜로라도에 대패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던 네브라스카(11승1패)는 결국 경쟁후보 중 가장 빨리 패한 덕에(?) 가만히 앉아서 뒷걸음질로 로즈보울에 입성하게 된 것. 1936년 AP 랭킹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정규시즌 마지막게임을 지고도 내셔널 타이틀게임에 나갈 자격을 얻은 억세게 운 좋은 팀이 됐다. 반면 네브라스카를 대파한 뒤 텍사스마저 누르고 빅12 컨퍼런스 챔피언에 올랐음에도 머리카락 한올차같은 불과 0.05점차로 로즈보울행 티켓을 빼앗긴 콜로라도(10승2패)나 팩-10 챔피언 오리건(10승1패)은 반쪽 챔피언이 될 가능성에도 불구, 화가 머리꼭지까지 올랐다.
만약 자신들이 마이애미의 상대가 됐다면 자력으로 내셔널 챔피언이 될 수 있으나 이제는 자력 우승길이 막힌 채 엉뚱하게 로즈보울에서 네브라스카를 응원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 온갖 파란이 난무한 올 시즌은 마지막 게임까지 예측불허의 시나리오를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