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시각
▶ (프리드 자카리아/ 워싱턴 포스트)
지난 주 벌어진 사태가 아프가니스탄 정세를 뒤바꿔놨지만 그로 인해 워싱턴에서 일고 있는 변화는 희극적이다. 열흘 전만 해도 도마 위에 오르내리던 타미 프랭크스 장군에게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으며 워싱턴의 맥없는 전쟁 수행에 노발대발하던 평론가들은 미 전략의 우수성을 칭찬하기에 바쁘다. 무능력 집단으로 매도되던 북부 동맹은 이제 경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막강 탈레반의 신화는 깨졌지만 아직도 또 하나의 신화가 남아 있다. 미국이 전쟁에서는 이겼을지 몰라도 선전에서는 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북아프리카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기까지 21개국 회교국에서 발생한 반미 시위 횟수를 세어 보면 전쟁이 난 첫 주는 9건, 둘째 주는 3건, 셋째 주는 1건 등 계속 줄어들고 있다.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대미 성전을 촉구한 다섯째 주는 전무했다. 회교 극렬주의자의 난동으로 정권이 흔들릴 거라던 파키스탄은 평온하며 무샤라프 대통령의 인기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회교권에서 반미감정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테러에 대한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회교도들은 중세의 ‘순수한 회교’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 아프간 전 이후 아랍권에서 미국의 위상은 최근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승리란 그런 것이다. 우리는 이 때를 아랍 정부가 국내의 회교 극렬주의자가 반미 구호를 외치는 것을 막고 사회를 개방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오사마 빈 라덴이 좌절감을 품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랍 정권의 부패함과 초강대국 미국과 맞서 싸우는 그의 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패배한 빈 라덴은 중세적 세계관을 가진 빗나간 백만장자일 뿐이다. 회교권은 그런 사람에게 별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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