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탄저균은 평화로운 미국 땅에 공포와 불안을 가중시키면서 미래의 생활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아프칸에 대한 미국의 전쟁이 대체 어디까지 갈 것이며, 또 어떤 형태로 치러질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무슨 일을 당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물론 당국이 앞으로의 테러가능성에 대비, 철저히 예방하고 있기 때문에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는 하나 어쨌든 지금의 큰 문제는 주먹으로 사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폭력이나 무기로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있으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려운 일이다. 사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무기로 두드리려고 든다면 안 당할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지금 공격을 받고 있는 아프칸이 모든 걸 포기하고 순순히 나오면 간단한데 그들이 절대로 그렇게는 안 할 것이기에 그것이 더욱 문제이다. 미국이 공격의 수위를 높일수록 점점 더 테러의 위험성은 높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이 있으면 방패는 생기게 마련이고 공격수단이 생기면 자연히 방어수단도 있게 마련이다. 싸우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니 너무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러나 그때까지 우리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입게 될 손해는 얼마가 될 것이며 또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가. 인간의 문화가 해치지 않는 쪽으로 가야 할 텐데 엉뚱한 방향으로만 치닫고 있으니 그 것이 걱정이다. 우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단지 종교인들이 기도밖에 달리 할 것이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과거 역사가 주는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를 맞이한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에 대한 난관을 최소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말고도 불확실한 상황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우리는 훨씬 전부터 과학과 문명, 교육, 지식의 발달로 자연현상의 움직임, 인간, 동식물의 형태분석을 폭넓게 했지만 지식이 늘수록 불확실한 것들도 증가했다는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고 ‘아는 것이 병’이라는 평범한 말도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현재 당국이 조사중에 있는 이번 탄저균은 아직까지 출처가 미스테리인 상황에서 너나 나나 또 다른 희생을 몰고 오지 않을까 불안감을 갖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기회에 오히려 나 자신은 물론, 가족이나 이웃, 내가 속해있는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해서도 한번쯤 더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럴 때일수록 조급히 생각 말고 침착하고 냉정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우리에게 희망이 없어지면 생활이 마비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고통으로까지도 연결될 수 있다. 불안감과 공포감을 없애는 약 판매 기관인 NY sales of antidepressants surge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뉴욕 시에서만 불면증을 가진 사람이 27%나 증가했다고 한다. 해당기관에서는 켐페인을 통해 ‘가능한한 옛날로 돌아가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강아지도 데리고 다니고, 야구게임도 구경가고, 피크닉도 즐기고 가족과 저녁도 먹으러 나가고 그 것도 안될 경우 참사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불안감에서 자연 해방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굳이 테러나 전쟁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인명은 재천’이고 인간의 삶은 항상 한치 앞을 모르는 예측 불허의 생활이다. 요즘 같이 당장 코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는 더욱 미래에 대한 답을 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에게 짜릿짜릿한 스릴이 없다면 삶이 어쩌면 너무 지루할 런 지도 모른다. 우리가 다가올 순간 순간을 모르기 때문에 긴장감으로 삶의 리듬이 생길 수도 있다. 내일 일을 모르고 살기에 오늘 살맛이 있는 것이지 사실 내일 일을 우리가 훤히 안다면 오늘 무슨 살맛이 있겠는가. 그러기에 우리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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