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생님 여기는 웬일이십니까?"
양로원에서 만난 한 분이 양로원에 온 정신과 의사를 보며 의외라는 듯이 인사를 한다. 양로원에도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성 신체질환의 불편과 고통으로 인해서 불면증 내지 고독감, 심한 불안증 내지는 우울증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리고 뇌졸중이나 치매증에 동반되는 과격한 행동이라든지 정신착란증세로 본인과 주위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양로원에 오는 환자들을 보면 대개는 중풍 환자, 심한 당뇨병 환자, 심장병, 신장염, 호흡기 질환, 치매 및 각종 암 등의 경우이며 이들은 특수 치료 및 보호를 받아야 된다. 양로병원에 가면 많던 적던 인분 냄새가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고 여기저기 고통에 괴로워 하는 신음소리가 들리고 휠체어에 타든지 아니면 노인의자에 앉혀져서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해 떠먹여 주는 광경도 볼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위장으로 호스를 꼽아 영양분을 보충하기도 한다. 그리고 소수는 반 식물인간처럼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양로원에 들어온 환자는 완치를 기대하기 보다는 생명이 끝날 때까지 가능한 한 고통을 줄이며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중에 어떤 분들은 심한 우울증으로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고 또 어떤 이는 고통과 죽음의 공포로 인해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기도 하고 가족으로부터의 소외로 인해 고독감 속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환자들을 보면 가족들도 착잡하고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없는 자신을 안타까와 한다.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나 환자 자신이나 가족들도 가끔씩은 고통으로만 쌓여진 삶의 연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그리고는 궁극적으로 안락사의 의미와 법적인 허용에 대해 많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얼마전 양로원에서 목격한 일인데 자동차 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30대의 히스패닉 청년이 사지마비로 움직일 수가 없고 얼굴만 조금 움직일 수가 있었다. 간호보조원이 그 청년의 몸을 돌려누이며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흰 가루약을 깨끗이 발라주고 나자 청년은 간호보조사에게 겨우 조금 입술을 쫑긋하며 내미는 시늉을 한다. 그러자 그 어린 여자 간호보조사는 ‘키스 고마워요’하고 대답한다. 청년의 얼굴에 살짝 행복한 미소가 스쳐간다. 단순하고도 진지한 간호보조사의 표정과 청년의 미소 속에서 진정한 삶의 호흡을 느낀다.
양로원의 삶의 의미는 지금 건강한 나의 삶의 의미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고통 뿐인 삶을 참고 견디며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환자들에게 감사를 보내고, 오늘도 환자들을 정성으로 돌보며 과중한 업무 속에 환자 가족들도 위로해야 되는 양로원의 간호원, 사무원, 식당, 세탁, 청소등 각 분야 사람들에게 ‘키스 고마워요’ 하는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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