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으며 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전 국왕 모하메드 자히르(86)와도 손잡은 채 북부동맹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TV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 "텔레반은 테러분자들을 비호하고 있다. 탈레반이 이러한 정책들을 지속한다면 권력에서 축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같은 날 NBC-TV의 ‘언론과의 만남’에서 "미국이 반탈레반 집단의 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미국이 망명중인 아프가니스탄의 전 국왕 자히르 및 반군 세력인 북부동맹과 손을 잡는 구상이 점차 굳어지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존 애시크로프트 미법무장관도 CNN-TV의 ‘레이트 에디션’에서 "아프간이 오사마 빈 라덴을 계속 감싸고 돌 경우 북부동맹을 지원함으로써 탈레반 정권을 축출할 것"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정부 관계자는 29일 이날 미국의 대아프간 정책을 담은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 "탈레반은 그들을 선택하지 않은 아프간 국민을 대변하는 정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의 탈레반 전복 의지는 대너 로라배커 연방하원의원(공·캘리포니아) 등 미의회 고위관계자 11명이 30일 이탈리아 로마에 망명중인 자히르 아프간 전 국왕과 면담을 갖고 아프간의 차기 정부 수립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에서도 보여진다.
로러배커 의원의 국방자문관인 알 샌톨리는 "이번 회담의 궁극적 목표는 아프간 국민들의 통합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고 아프간 테러망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에 정통한 분석가들은 "미국이 부딪혀 있는 현실적 문제 가운데 하나는 "탈레반을 권좌에서 축출한 후 누구에게 아프간의 장래를 맡기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부동맹을 지지하는 인종은 아프간 인구의 10%에 불과한 소수계인 데다 파키스탄이 북부동맹의 등장을 원치 않는다는 점도 미국의 골치를 더욱 아프게 하는 문제다.
이에 따라 자히르 전 국왕, 북부동맹 및 탈레반의 온건파가 함께 집권하는 절충안도 고려 대상이라고 월스트릿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마케도니아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20년 이상 내전에 휩싸인 나라에서 국민들을 비무장화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히르 전 국왕은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을 대체할 정부가 수립되더라도 나는 공식 직책을 갖지 않을 것이며 다만 평화 중재인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히르 전 국왕은 아프간의 1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 북부동맹이 집권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수 인종의 지지를 받는 북부동맹이 아프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기는 힘들다"면서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고 "모든 정파 대표들이 포함된 광범위한 동맹이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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