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만나고 싶은 사람의 주인공은 샌타애나에 위치한 인쇄소 ‘AA 원 리토’(AA One Litho)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경(68) 사장. 배재고와 외국어대 서반아 학과를 졸업하고 64년 중남미 정치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 왔으며 69년부터 인쇄소 시작. 이것이 김 사장 이력의 전부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한 올드타이머로서 외길로 인쇄소 운영에만 전념, ‘AA 원 리토’를 미국 인쇄업계가 인정해 주는 회사로 성장시킨 김 사장의 집념과 노력은 현재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이를 알아보기 힘들만큼 깨끗한 피부에 동안인 김 사장을 인터뷰하기에 앞서 김 사장의 안내로 인쇄소 내부를 돌아보며 예사 인쇄소가 아님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첨단 인쇄기계 기능에 대한 설명을 십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동화로 무장한 인쇄 공정과정을 눈여겨보면서 인쇄소 규모에 대한 감이 피부로 다가왔다.
"샌프란시스코로 유학 와 공부를 하면서 한 인쇄소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한 것이 인쇄소 운영을 시작하게 된 동기다. 인쇄업은 창조적이며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 섰고 성심을 다하면 업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푸른 꿈을 갖고 미국 땅을 밟았던 김 사장은 이같은 결심과 함께 삶이 180도 다른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이를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사장은 "새로운 땅, 미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다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인쇄소를 시작하면서 이를 천직으로 여겼고 한번도 전업을 고려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69년 LA로 이주했다. 잠시 미국 인쇄소에서 일을 하다 독립, 부인 헬렌 김씨와 함께 인쇄소 운영에 뛰어 들었다. 현재 ‘AA 원 리토’의 종업원규모는 100여명이며 연 매출액은 1,000만달러를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인쇄업계의 경쟁이 심한 것은 물론이며 업소 성장과 비례,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고 나서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맛보며 오늘에 이르렀다."
’AA원 리토’의 고객 중에는 김 사장이 처음 인쇄소를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미쓰비시 전자, AAA 오토클럽 등 단골고객이 많다. 종업원들 가운데 근무연한이 20년이 넘은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해 김 사장에게는 성실함 외에도 대인관계에 있어 특유의 친화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모두 UCLA를 졸업한 김 사장의 아들 부부 토마스(34), 리아(32)씨는 3년 전부터 ‘AA 원 리토’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들의 사고방식이 진취적이며 첨단기계의 기능을 빠르게 습득,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장차 회사업무를 간행사업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사업 성공의 지름길’이란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준 기업인었다. <황동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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