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문인 사회에서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사건들이 둘 일어났다. 하나는 ‘미주소설가 협회’라는 단체의 변태적(?) 출현이고 또 하나는 시인 김문희씨의 표절 시비다. 두 사건 모두 유쾌하지 않은 사건이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글은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하지만 독자와의 대화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글을 쓴다는 사실은 독자들이 존재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만약 어떤 글을 표절했다면 그것은 독자들을 기만한 처사다. 이것은 양심의 문제고 또한 작가와 독자들 사이에서 따져야 할 문제다. 어떤 단체가 나서서 한 작가를 단죄하는 형식이 될 성질이 아니다. 김문희씨는 이미 표절을 시인하고 원작자 김현자씨에게 사과를 했다. 그 사과는 받아들여졌고 더 이상 누구도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표절자는 양심의 문제이고 원작자는 지적 소유권의 문제이기에 그런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는 표절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독자에게 사과할 의무만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떤 단체장들은 자신들이 정의의 처단자인 양 문인들을 정죄하고 있다. 어떻게 문인이라는 사람들이 파벌을 결성,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자고 결의하는가. 붓을 들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이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목에 붓 아닌 칼을 들이대는가. 글을 쓰는 사람이 어찌하여 ‘남의 허물은 덮어주고 남의 칭찬은 알게 한다’란 격언도 모르는가.
김씨가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문인이나 단체장이 아니라 바로 독자들이다. 여태까지 김씨의 시를 사랑했던 많은 독자들에게, 그 기대와 신뢰를 한번의 실수로 저버린 것에 대한 사과를 해야한다. 문인은 글만 써야 한다. 일해야 할 가장이 노는 집안은 망하기 마련이고, 글 써야 할 문인이 파벌만 앞세우고 글 쓰는 일에 게을리 한다면 문학은 이미 썩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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