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비즈니스, 히스패닉 이웃<2>
▶ 캄튼, 사우스센트럴의 새주인
"베인테 도스 돌라레스, 뽀르 빠보르. 싱코 돌라레스, 뽀르 빠보르."
흑인 밀집지역으로 인식되어 있는 캄튼시에 소재한 한인 소유의 ‘캄튼 패션 스왑밋’에서 여자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영혜(40)씨가 히스패닉 고객에게 스패니시로 물건 가격을 설명한다.
흑인 비즈니스의 대명사로 통해온 이 스왑밋에서 장사하려면 김씨처럼 기본적인 스패니시를 구사해야 할 정도로 주 고객이 히스패닉으로 바뀌었다. 전자가게나 음반업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흑인들이 좋아하는 랩 대신에 마리아치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캄튼에 살고 있는 20대의 엘도라도 두아테는 "이 지역에 히스패닉 인구가 최근 몇 년 동안 늘어나면서 스왑밋을 찾는 사람의 70% 이상이 히스패닉"이라며 "이 스왑밋의 한인 업주들은 우리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물건을 많이 갖다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스왑밋이 있는 캄튼지역뿐 아니라 사우스 센트럴 LA는 더 이상 흑인지역이 아니라 히스패닉 밀집지로 최근 몇년 사이 탈바꿈했다. 2000년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캄튼 전체 인구 9만3,493명중 히스패닉은 5만3,143명으로 50%가 넘고, 흑인 인구는 3만7,69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스 센트럴 LA의 한인 리커스토어와 마켓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고객 대부분이 흑인이었지만 지금은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뜻있는 한인 인사들이 흑인 커뮤니티와의 화합을 위해 흑인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물간 조언’에 불과하다.
이 지역의 한인 업주들은 흑인 종업원이 아니라 히스패닉 종업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추세로 사우스 센트럴의 한인 업주들은 평균 최소한 1~2명의 히스패닉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후버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진원씨도 예외는 아니다. 폭동으로 가게가 불탄 후 새로 오픈한 다음 히스패닉 고객이 점점 늘어나 이제는 전체 고객의 70% 이상이 히스패닉으로 변했다.
박씨는 "히스패닉 고객이 증가하면서 똘띠야를 주 아이템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히스패닉이 좋아하는 코로나와 같은 맥주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히스패닉들이 늘어나면서 범죄도 줄고 흑인들에 비해 장사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이 사우스 센트럴 LA가 히스패닉 밀집지역으로 탈바꿈하면서 한인 리커스토어나 마켓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이 점차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흑인들이 좋아하는 골드 45, 골드 잉글리시 800 등의 주류에 비해 코로나, 버드와이저, 밀러 등의 맥주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도 히스패닉이 선호하는 말보로와 말보로 라이트의 판매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그러나 히스패닉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한-히스패닉’ 고객들의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인 커뮤니티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의 차윤성 회장은 "한인 업주와 히스패닉 고객들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화합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라며 "한흑 갈등처럼 한인 업주와 히스패닉 고객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방센서스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A 카운티 전체 인구 951만9,338명중에서 히스패닉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424만2,213명에 달한다. LA시의 경우 전체 인구는 369만4,820명중에서 히스패닉은 171만9,073명이다.
LA 카운티의 지역별로는 이스트 LA가 전체 인구 12만4,283명중에서 히스패닉이 12만307명으로 가장 많고 헌팅턴팍은 6만1,348명중에서 5만8,636명, 흑인 밀집지역이었던 잉글우드는 전체 인구 11만2,580명중에서 히스패닉은 5만1,829명이고 흑인은 5만3,060명으로 집계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