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간 등 45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재판을 받던 아들을 한국으로 빼돌린 뒤 다시 아들의 신분위장을 위해 뇌물을 주고 호적까지 고쳤던 아버지가 결국 자신이 쇠창살을 쥐게되는 운명을 맞게됐다.
탈선한 자식의 인생을 바꿔 놓으려다 자신마저 구속된 눈먼 자식사랑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LA다운타운과 세리토스에서 의류업체 ‘캥거루 인더스트리’사를 운영하며 LA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잘 알려진 강성진(54)씨.
서울지법 박대준 판사는 4일 미국 법원에서 중범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아들 강현구씨(31·미국명 에디)를 한국으로 빼돌린 뒤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새 호적을 만들어 줬다가 불구속 기소됐던 미 시민권자 강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 판사는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사회의 근본질서인 호적위조범행을 저지른 만큼 죄질이 나쁘다"고 법정구속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지난 98년 8월 아들이 중범으로 체포돼 수감되자 "억울하게 잡혀 들어갔다"며 석방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돌아다녔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99년 2월 2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아들을 가석방시킨 뒤 곧바로 한국에 보내 돈을 주고 호적을 고친 뒤 ‘전지운’이란 새로운 인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빗나간 아버지의 자식사랑은 얼마 못가서 들통이 나고 말았다. 작년 11월 대마초 관리법 위반과 무면허 운전으로 기소된 현구씨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공범으로부터 현구씨의 미국행적을 듣고 정밀수사를 펼친 끝에 전지운이란 이름이 실명이 아니며 ‘도망자’란 사실을 밝혀낸 것. 결국 현구씨는 징역 10월이 확정됐고 아버지 강씨도 올해 초 불구속 기소돼 이날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되고 말았다.
LA카운티 법원은 현구씨가 서울로 도주하자 궐석재판을 진행, 99년 2월 271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실형을 살고 있는 현구씨는 LA카운티 검찰이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의거, 신병인도를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여서 복역을 마치는 오는 10월 석방과 함께 곧바로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 전망이다.
아들을 평생 감옥에서 지내게 할 수없다며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다 구속된 강씨. 법에 앞서 진정한 아버지의 자식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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