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을 살해한 후 도주한 살인범이 18년만에 멕시코에서 체포, 시카고로 압송됐다.
쿡카운티쉐리프는 21일 지난 83년 1월16일 가죽의류회사에 근무하던 한인 김기환씨를 칼로 찔러 살해한 후 도주했던 대니엘 에스코베도(64)를 사건발생 18년만에 멕시코시인근에서 지난 18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스코베도는 체포후 범인인도협정에 의거, 20일 시카고로 압송됐다.
당시 35살로 ‘퓨리얼’이란 가죽의류전문회사에 부사장으로 근무한 김기환씨는 83년 1월16일 4200 S. 할스테드에 위치한 회사직영점에서 일한 후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았는데 이튿날 오전 7시45분쯤 집근처인 4830 N. 스프링필드에서 눈덮인 차안에서 부인 김병애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머리, 가슴, 허벅지등 5군데를 예리한 칼로 찔려 숨져있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에리어5 경찰은 김씨가 평소 가지고 다니던 가방과 현금 1천달러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강도범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범인을 잡지 못했었다.
그 후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으나 지난 99년 쿡카운티 쉐리프측이 김씨 살인사건에 에스코베도가 관여된 혐의를 잡고 재수사를 벌여 많은 용의자들을 조사한 끝에 에스코베도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확보함과 함께 수사팀은 곧 그의 소재를 파악, 멕시코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어 에스코베도를 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코베도는 김씨 살인혐의 이외에도 그동안 살인, 성폭행, 마약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25번이나 체포됐던 전력이 있는 중범죄자로 연방마샬에 의해 톱10 지명수배자명단에 올라있었다. 또한 에스코베도는 지난 60년에도 처남살해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나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접견을 전혀 못했다며 항소, 연방대법원으로부터 기각판결을 받아낸 적이 있으며 이로인해 이후 ‘미란다’(용의자의 변호인 접견권리)고지의무가 법제화하는데 기여하기도 한 유명인물이다.
마이클 쉬한 쿡카운티 쉐리프는 21일 "자칫 미제사건이 될 뻔했던 김씨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18년간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있던 흉악범 에스코베도를 마침내 체포했다"면서 "이는 연방마샬, 쿡카운티 쉐리프, 쿡카운티검찰, 연방검찰등 공안당국이 2년여동안 공조 수사를 벌인 끝에 얻어낸 개가"라고 전했다.
한편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김기환씨는 제물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국제상사 시카고지점에서 근무하다 미국에 영주할 목적으로 미국인회사에 다니고 있었으며 당시 3살, 2살난 정진군과 정선양등 남매를 두고 있었다. 당시 김씨의 비보를 접한 시카고한인사회에서는 한인회와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김씨의 유가족을 돕기위한 움직임이 일기도 했었다.
이해원기자 dhlee5@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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