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루키, 브라운과 애쉬비 공백 메우며 맹활약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가운데 LA 다저스의 투수 루크 프로코펙이 단연 돋보인다.
시즌초반 프로코펙이 다저스 선발투수로 등장할 때까지 많은 팬들은 그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코펙은 다저스의 에이스 케빈 브라운에 이어 이번 시즌에 영입한 앤디 에쉬비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틈을 타서, 단숨에 6승 1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최근들어 2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는 6승 4패 방어율 4.54를 기록하며 23세의 루키로서는 최고의 시츤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
호주 출신인 프로코펙은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한지 올해로 6년째이다.
프로코펙은 1995년, 약관 16세의 나이에 포수 겸 3루수로 픽업되어 미국에 들어왔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프로코펙은 한동안 향수병에 시달리며 한달 전화통화료비로 3,000달러를 날린 적도 했다. 게다가, 타석에서의 성적도 신통치 못해 언제 방출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랬던 프로코펙이 올시즌 내셔널리그 ‘올해의 루키’ 후보로 떠올랐고, 동시에 고국 호주에서도 야구영웅으로 거듭났다. 프로코펙의 고향인 호주 남동부 렌마크에서는 요즘 온통 프로코펙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
그는 지난해 가을, 시드니 올림픽 호주국가대표 합류를 거부하고 메이저리그 행을 택함으로써 많은 호주인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대활약 소식에 요즘 호주인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호주 최대의 스포츠 잡지, ‘인사이드 스포츠’가 최근 프로코펙의 활약상을 커버스토리로 대서특필했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호주의 유명 TV채널이 아침 프로그램에 그를 초대하기도; 했다.
프로코펙은 호주의 시골마을 렌마크에서 크리킷과 야구를 하면서 자라났다.
어려서부터 프로코펙의 꿈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프로코펙 이전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호주출신의 선수는 1986년, 다저스에서 활약한 크레그 쉬플리가 유일했다.
프로코펙은 성장과정에서 체육선생이던 아버지 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20년전부터 렌마크 고등학교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리그를 운영해 왔다. 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프로코펙은 걸음마와 동시에 야구를 배웠고, 7살때부터 T볼 리그에 입단했다.
다저스가 프로코펙을 처음 주목한 것은 그가 13세였을 때였다.
다저스 관계자들은 프로코펙이 어린 나이에 시니어리그의 어른 선수들을 식은죽 먹듯 삼진아웃 시키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결국, 다저스는 프로코펙이 열여섯 살 6개월 됐을 때 계약을 체결했다. 열여섯 살 6개월은 메이저리그 규정상 선수 계약체결이 가능한 최연소 연령이다. 프로코펙은 13만 5,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곧 바로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계약체결로 프로코펙은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미국땅을 밟게 된다.
그러나, 포수로서 시작한 마이너리그 생활은 실망 그 자체였다. 강한 팔은 여전했으나 문제는 타격이었다. 첫 해 타율은 2할4푼4리를 기록했고, 이듬해 포수에서 3루수로 옮기면서 타율이 2할로 곤두박질했다.
다저스 구단은 고육지책으로 프로코펙에게 투구연습을 시켰다.
그 후 프로코펙은 투수로 전향했고, 그해 마이너리그에서 13게임에 출장, 42이닝 동안 3승 1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90마일 중반의 타고난 강속구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집중훈련했다. 다음 시즌, 프로코펙은 구단관계자들을 놀라게 하며 다저스 마이너리그 ‘올해의 투수’로 선정됐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마이너리그 샌 앤토니오 팀에서 12승 20패로 휘청거렸으나, 지난 해에는 부진을 말끔히 씻고 7승 3패로 재기에 성공했고, 마침내 9월 다저스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입통보를 받았다.
구단의 통보와 함께, 고국 호주에서는 때마침 시작된 올림픽 호주야구대표 제1선발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고심 끝에 그는 메이저리그 행을 선택했고, 이로 인해 많은 고국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때 일부 호주인들은 미국 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 토미 라소다가 프로코펙을 호주대표팀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그를 메이저리그로 빼돌렸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결과적으로 미국야구팀은 호주올림픽을 석권했고, 공교롭게도 프로코펙은 자신이 호주 대표팀 첫경기 선발투수로 내정됐던 같은 날 메이저리그 첫승을 따냈다. 프로코펙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이용했고,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자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갔다.
그는 현재 LA의 한 아파트에서 약혼녀 앤드리아와 동거중이며, 내년 1월 호주의 고향타운 렌마크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