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소와 한인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인들이 강, 절도 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뉴욕의 대형 수퍼마켓 두 곳과 은행, 식당 , 뉴저지 주택 등에서 잇달아 금품을 강, 절도당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14일에는 플러싱에서 한인 여성이 성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 리포트에 의하면 범인은 지난 4월21일 이래 6차례나 같은 범행을 기도했거나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치안당국은 이들 사건이 한인을 대상으로 한 표적범죄로, 올해 발생한 첫 연쇄범행으로 각각 규정, 적극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이 하루 빨리 범인들을 체포, 더 이상 한인들이 피해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범인 체포만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설사 경찰이 범인들을 붙잡는다 하더라도 한인이 더 이상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제2, 제3, 제4의 인물이 여전히 한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여름철인 만큼 이제까지보다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여름철에는 나라와 지역을 막론하고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게 범죄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건 사고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종류인 인종 폭동이 주로 여름에 일어났다. 1967년 7월 디트로이트시를 초토화한 대규모 흑인폭동이 대표적이다. 이 사태로 정부군 1만6,000명이 동원돼 진압하는 과정에서 42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만 2,292명이 발생했고 5,557명이 연행, 수감됐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제작, 개봉한 ‘두 더 라이트 싱’(Do the Right Thing)은 89년 미국의 여름을 한층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영화속의 생생한 폭력 장면이 거리의 모방범죄를 부추기느냐를 두고 격한 논쟁이 빚어졌다. 그러나 타민족 특히 백인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영화속 폭력이 아니라 개봉 시기를 여름으로 잡았다는데 있다. 유니버설 영화사는 “이런 유형의 영화를 무책임하게 왜 여름에 개봉했느냐”는 비난에 시달렸다.
여름에는 흑인들이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방안에 있기가 답답한데다 무료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 밖으로 나오곤 한다. 자연히 무리를 짓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자신들의 가난, 질병 등 현실에 대한 불만을 내뱉게 된다. 그러다 어떤 외부 자극을 받을 경우 즉각 과민반응이 일고 이는 군중심리에 의해 확산되는 것이다.
백인들이 ‘두 더 라이트 싱’을 불안하게 여긴 것은 여름이란 ‘특별한 계절’에 상영됐기 때문인 것이다.
독일의 한 기후연구소는 여름철에는 강간, 폭행같은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덱스터 박사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박사는 기온변화가 인간의 심리에 영향을 주어 행동으로 연결시킨다고 했다. 즉 겨울에 인간의 행동은 소극적이 되는 반면 머리 회전이 좋아지고 여름에는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감정이 쉽게 폭발, 우발적인 사고를 저지를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겨울에는 사기 등 지능범죄가, 여름에는 폭행 등 신체를 상하게 하는 사건이 빈발한다고 지적했다.
한인 업소와 개인이 당한 일련의 사건을 우리는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우연히 일어났겠거니 아니면 한번 당했으니 이제는 괜찮겠지 하고 마음을 놓아서는 결코 안된다. 추후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금을 많이 다루는 직종은 영업장은 물론 주차장 등 업소 주변에도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자체 경비원을 늘이는 것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보안관련 투자를 아끼다 귀중한 인명이 희생당할 수도 있다. 개인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 따라 범죄에서 비껴갈 수도 있고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만이 범죄의 계절 여름을 무사히 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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