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납북돼 처형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탈북자 유태준씨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작년 6월 북한에 남아있는 아내를 데려오겠다며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이후 종적을 감춰 북한 공안원에 의해 강제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유태준(33)씨의 가족과 인권단체들은 유씨가 북한에서 처형당했다는 증거들이 있다며 북한 당국에 진상 확인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주지역 탈북난민인권보호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 유천종 목사는 13일 한성옥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유천종 목사는 "평양 라디오 방송이 12일 보도한 유태준씨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유씨가 처형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살아있다면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나 화상 대화를 통해 생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유씨는 98년 11월 북한으로 탈출해 그해 12월 밀항으로 한국에 들어왔으며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구에서 살아왔다. 유씨보다 먼저 탈북한 어머니 안정숙(59)씨와 동생, 그리고 아들도 한국에 들어와 현재 서울서 살고 있다.
유씨는 평양 라디오 방송이 지난 12일 오후 12시 23분경 보도한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의사로 재입북했다"고 밝히고 "남조선 정보원과 외삼촌 안행교씨, 어머니의 꼬임에 빠져 남조선에 갔으나 썩어빠진 사회에서 살 수 없어 탈출해 재입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송 녹음을 청취한 어머니 안정숙씨는 "며느리(최정남)의 목소리는 맞는데 아들의 목소리는 본인이 아니다"라며 "외삼촌 안행교도 6.25때 사망해 호적에나 나오는데 아들과 대화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유천종 목사는 "전화 통화에서 안씨가 먼 친척인 다른 탈북자가 유씨의 처형 장면을 봤다고 말했다"며 "만일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유씨가 처형당했다면 이는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인 만큼 북한 당국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한국정부에도 유씨의 기자회견대로 한국 국가정보원과 외삼촌 안행교씨가 유태준을 속여 한국에 데려온 것인지, 안정숙씨의 주장대로 안행교씨가 6.25때 전사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목사는 "지금 북한에서는 유씨만이 아니라 탈북자들이나 기독교인들이 공개 총살이나 화형 등 처참한 방법으로 처형당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에게도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 종교 박해 문제를 엄중히 다뤄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준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한 협의회는 지난 4월22일에도 새한장로교회에서 기도회를 갖고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윤국 목사(협의회 고문)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윤순규 장로(고문)가 남북 당국자에게 보내는 서한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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