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로 미국 정부로부터 600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은 뒤 테네시주 녹스빌 자택에서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 손선녀씨(27) 사건에 대한 미 경찰의 초동수사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대륙의 존 김(한국명 김준민) 변호사는“경찰은 손씨 사망 직후 부검의사에게 손씨가 자연사한 것으로 통보했고 이에 따라 부검의사도 형식적으로 부검을 실시했다"고 전하고“이같은 사실은 현지 변호사들이 부검의사에게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15일 손씨의 오빠와 함께 미국 현지를 방문, 재부검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손선녀씨는 10일 오전 8시 녹스빌의 자택 수영장에서 개축공사를 하던 인부들에 의해 사체로 발견됐다. 손씨의 한국내 유가족들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단순 사망사고로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보상금의 상속을 노린 타살일 가능성(?)이 크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97년 괌사고 당시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전신 3도 중화상을 입은 손씨는 대한항공이 제시한 2억5천만원의 배상금을 거부하고 미 법원에 소송을 내 지난해 3월 6백만달러의 배상금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현지 변호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손씨는 시체로 발견되기 7∼8시간 전쯤 살해돼 수영장에 버려진 것 같다"며“발견 당시 손씨의 머리에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야구공 크기만한 혹이 있었다"고 전했다.
타살 추정과 관련 김 변호사는“손씨의 배상금 상속을 노린 미국인 남편 숀 마이클(34)의 범행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그러나 상속과는 관계없이 손씨가 남편의 마약거래혐의를 고발한 것이 화근이 돼 마약조직등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해 말 국내에 있는 언니(33)와 오빠(30)에게 보낸 편지에서“여기(미국)에서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이 안된다”며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손씨의 타살 근거로는 손씨가 죽기 일주일 전 주변에“무섭다.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했으며 남편은 손씨의 사망 후 경찰이 들이닥치는 순간 결혼계약서를 손에 쥐고 있다가 경찰에 빼앗긴 점이 지적되고 있다.
손씨는 지난해 6월 결혼하면서 결혼 전 소유하고 있던 각자의 재산은 결혼 후에도 각자 관리하며 이혼이나 사망시에도 각자의 재산으로 취급한다는 내용의 ‘결혼계약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손씨는 250만달러 상당의 유가증권과 예금, 50만달러 상당의 저택, 150만달러 상당의 연금등 자신의 재산을 남편 재산과 독립해 스스로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손씨의 남은 재산을 남편이 상속하게 되는지에 대해 미국 법정에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미국 경찰은 손씨의 미국인 남편에게 시체를 넘겨주지 말라는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14일“손씨의 남편이 손씨 시체를 인수해 화장하려 했지만 테네시주 녹스빌시 로펌 변호사들과 협의해 미국 경찰에 제기한‘사체인도 중지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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