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하는 속성 결혼과 이혼의 고장 라스베가스의 결혼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엘비스 결혼, 카지노 결혼, 드라이브 스루 결혼등 각양각색의 결혼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는 방대한 규모의 결혼업계에 최근 정부가 규제의 손길을 내민 것.

사실 세상엔 그렇게 희한하게 그렇게 많은 사람을 결혼시키는 도시도 별로 없다. 라스베가스에 널려있는 웨딩 채플에서 한해에 12만건 이상의 결혼식이 치러지지만 워낙 시 자체의 분위기가 정부의 간섭이 없는 곳이라 이제까지는 감독이란 것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내에서 가장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주민 전화번호부를 일년에 두 번씩 내고 있을 정도인 라스베가스도 이제 좀 더 진지해질 필요를 느끼게 됐다. 그래서 클라크 카운티 클럭인 셜리 파라과이어가 올해 웨딩 채플을 조금 더 단단히 통제하기 위해 이제까지 펼쳐보지도 않았던 네바다 주법을 들고 나왔다. 즉 카운티에서 결혼 주재 허가를 받을 사람은 누구나 우선 신원조회서를 제출해야하며 중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은지 10년이 안된 사람은 신청서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파라과이어는 또 목사들도 2~3년마다 한번씩 결혼 주재 허가를 갱신할 것을 원하고 있다. 현재 카운티는 목사들에게는 짧은 신청서식과 함께 교회 관계자의 하자가 없다는 확인 서한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라스베가스 일원에서 결혼을 주재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가진 사람은 1500여명. 라스베가스에서 하루에 치러지는 결혼식은 평균 363건이고 결혼서약을 갱신하러 오는 기혼부부도 수천쌍에 달한다.

이에 격분한 일부 목사들은 미국민권자유연맹(ACLU)에 도움을 요청, ACLU는 벌써 정교분리라는 미국의 국시에 어긋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ACLU 네바다지부의 변호사인 앨런 릭텐스틴은 “그런 규정 아래서는 예수 그리스도도 마틴 루터 킹 목사도 결혼식을 주재하지 못할 것이다. 진짜 목사가 아니면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진짜 목사인지 아닌지를 정부가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목사들은 네바다주 의회에 또 다른 쟁점인, 결혼허가 신청을 웨딩 채플이 대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재는 아무리 속성으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먼저 카운티 사무실에 들러 결혼허가를 신청해야하며 해당 사무실이 매일 자정까지 근무를 해도 장시간 기다려야만 일을 본다.

그러나 파라과이어는 그에 반대하고 일부 목사들도 동조한다. 자기 예배당에서 드라이브 스루 웨딩을 제공하는 샬롯 리차즈는 그렇게 하면 사기 결혼이 판을 칠까봐 두렵다고 말한다. 결혼식 한건당 수백달러를 내는 손님을 유치하려고 기를 쓰는 채플들이 카운티 정부처럼 철저하게 법대로 집행하지 않을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년 이상 라스베가스에서 사람들을 결혼시켜온 리차즈는 나중에 갈라설 때 위자료를 내지 않기 위해 가짜 결혼허가를 구해달라고 채플측에 뇌물을 건네는 신랑, 법정 결혼연령인 18세가 안 된 커플들이 부모나 보호자를 가장한 사람들을 동반해 결혼하려 하거나 너무 술에 취해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결혼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그런 일을 감시해야 하는데 그것은 정부가 할 일입니다”

네바다주 의회는 목사들에게는 신원조회를 생략하는 대신 더 자세한 신청서 및 자격증을 제출하게 하고 일부 채플에 결혼허가 신청을 대행케 하는 등 절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