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 해밀턴, 시드니 올림픽 비운 딛고 재기 성공
"해밀턴이 돌아왔다"
작년 시드니 올림픽 1,500미터 결승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골인지점을 눈앞에 두고 넘어져 고배를 마셨던 비운의 육상스타 수지 페어버 해밀턴(32)이 지난 27일 오리건주 유진에서 거행된 프리폰테인 클래식 육상경기 대회 1,500미터에서 우승, 재기에 성공했다.
해밀턴은 이날 경기에서 류드밀라 바실레에바, 폴란드의 쇼제카등 강호를 물리치고 4븐06초93의 기록으로 승리했다.
그녀는 고교육상 및 크로스컨트리 대회에서 수많이 우승, 재학시절 이미 자신의 대형사진이 학교체육관에 걸릴 정도였다.
그녀는 위스컨신 대학에 진학, NCAA 여자육상 개인종목에서 무려 아홉 차례나 우승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위스컨신주 민중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뛰어난 미모와 매력적인 미소는 커다란 상업적인 성공도 몰고 왔다. 화장품, 샴푸등 각종 상품광고의 모델로 탄탄한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타고난 운동감각에도 불구하고 해밀턴은 올림픽에서는 아직 단 한 번도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해밀턴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애나 쿠르니코바가 그랜드 슬램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는 것과 같다"고 빈정거린다. 러시아 선수인 쿠르니코바와 마찬가지로 해밀턴도 선수의 기량으로보다 화려한 외모로 스타덤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올림픽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던 해밀턴은 1,500미터 달리기 종목에서 시즌 최고기록인 3분 57초40을 작성, 가장 강력한 금메달 유망주로 꼽혔었다.
해밀턴에게 육상선수로써의 극적인 전환점은 공교롭게도 충격과 비극적 경험을 통해 다가왔다.
해밀턴은 2년 전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주요 대회 참가기회를 박탈당했고 얼마 전에는 오빠의 자살로 충격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었다.
연이은 불운과 상실은 해밀턴에게 시간에 대한 절박함을 실감케 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시간이 지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느긋했다. 하지만 병원에 누워있을 때 어쩌면 그 기회가 안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오빠의 죽음은 삶에 대한 관점을 바꿨다. 생은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부상은 해밀턴을 더욱 강한 선수로 만들었다.
그녀는 즉 부상을 당한 후 6개월 그리고 오빠가 자살 한지 바로 며칠 뒤에 훈련을 재개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피드 대신 의사로부터 느린 페이스로 원거리를 뛰도록 주의를 받은 해밀턴은 장거리종목의 묘미를 발견했다. 지난 봄에는 5,000미터 달리기에서 예상을 깨고 15분 6초48이라는 호기록을 내면서 이 종목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지난 7월 미국 올림픽대표팀 선발전 1,500미터에서 2위를 차지한 해밀턴은 노르웨이 오슬로 육상대회에서는 800미터 달리기에 출전, 강호들을 제치고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시드니 올림픽을 포함, 주요 대회에서의 잇단 좌절과 관련, 최근 이렇게 털어놨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그 중압감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나는 이제 세계를 위해서 뛰지 않을 것이다. 나를 위해서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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