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스톰빌의 그린 헤이븐 교도소. 무장강도나 살인 같은 강력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남자 2000명이 살고 있는 경비가 삼엄한 감옥이지만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개신교 예배당 바닥에 14명이 방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참선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연화승가’라는 이름까지 갖고 있는 이 감옥내 참선 모임에서는 이웃 캐스킬의 젠수도원에서 조프리 아놀드 스님이 지도하러 온다.
자기 감방에 작은 불단까지 마련해놓고 있는 밥 버기스(45)는 “참선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심과 존중심이 커졌다”고 말하고 밀튼 프랫(43)은 “일이 잘 안 풀려도 참선을 하면 기분이 새로워진다”고 말한다.
현재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국의 불교신자는 백인들간의 관심증대 및 아시아 이민의 유입에 힘입어 1960년대부터 크게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각 도시마다 불교연구소와 절과 수도원이 들어서고 잡지와 책들도 많이 나왔다. 그런 배경 아래 전국 교도소에서도 참선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고 젠수도원 같은 조직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콜로라도주 불더의 프리즌 달마 네트웍의 경우 전국의 수인 250명에게 자원봉사자가 불교에 관해 가르치는 편지도 쓰고 책도 보내주고 있으며 곧 죄수들을 위한 불교수행에 관한 책도 낼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불교도평화모임은 샌프란시스코 젠센터와 함께 북가주내 8개 교도소 및 유치장의 명상그룹을 후원해왔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옥에 갇히면서 옥내 상태는 더욱 나빠지고 있어 사람들이 고통 가운데서도 평화와 위안, 의미를 찾을 방법에 목말라하고 있어요”라고 이 단체에서 감옥 관계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다이애나 라이언은 말한다.
인생은 고해고 모든 인간은 업에 의해 고통받지만 8정도를 따르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감옥 생활에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하는 조프리 아놀드 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이 워낙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루는데다 요즘 감옥에서는 벌받는 것 이외에 제공하는 것이 거의 없어 수인들은 무언가를 바꿔야한다면 자신을 바꾸려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주 교정국 대변인 제임스 플래토에 따르면 교정당국은 합법적인 종교단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입장이라는데 그린헤이븐 교도소의 참선모임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젠수도원 창설자이자 원장이던 과학자 존 데이도 루리가 명상을 도와달라는 재소자의 편지를 받고 가 본 다음 그린 헤이븐에서 명상모임을 인도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감옥에까지 그 일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감옥에서 어떻게 소문이 퍼지는지 모르겠지만 전국의 재소자들로부터 편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참선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재소자의 편지가 5000통이 쇄도, 최근 젠수도원은 참선에 관해 이야기하고 질문에 대답하고 충고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남녀 재소자 1000명의 이름이 수록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서로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아울러 독자적으로 명상하고 싶은 재소자들을 위한 훈련용 학습서도 만들기 시작했다.
6년전부터 이 감옥 참선 그룹을 지도한 조프리 아놀드 스님에 따르면 감옥 밖의 불교 신자는 거의 모두가 백인인 반면 감옥 안에서 참선 그룹에는 온갖 인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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