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역사과목은 10대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편에 속하지만 영화는 별개인 것 같다.
지난 메모리얼데이에 밪춰 개봉된 대작영화 ‘진주만’(Pearl Harbor)은 비평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10대들은 돈으로 찬성을 표했다.
연휴기간동안 이 영화는 사상 두 번째규모인 무려 7,52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는데 대다수는 21세미만의 관객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청소년층은 영화관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보기에 즐거운 것이 반듯이 위대하다거나 잘된 작품은 아니다"
영화관객의 반응을 집계하는 시네마스코어 온라인의 브랫 페퍼드 사장은 말한다.
작품개봉을 전후한 집중적인 홍보전략이나 전문 비평가들의 평에 상관없이 영화의 흥행을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청소년층이다.
시네마스코어 여론조사에 따르면 21세미만 관객은 ‘진주만’을 ‘A+’라고 답했지만 평가는 연령이 많아지면서 반비례로 낮아졌다. 연령보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더욱 현저했다. 주역을 맡은 벤 애플렉, 조시 하트넷등 미남배우들의 인기때문인지 21세이상 여성관객들은 작품에 대해 ‘A-’를 줬지만 같은 연령층의 남자관객들은 ‘B’혹은 ‘B-’라고 답했다.
"이 영화는 내가 본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다. 진주만 기습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별로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당시의 해군장병들과 근로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주 스프링힐에 거주하는 13세의 제시카 맥닐은 말한다.
미시건주 펜턴에 사는 14세의 셰넌 리건도 공감을 표시한다.
"내가 본 영화 가운데 가장 끔찍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나는 영화속의 러브스토리에 감명받았다"
하지만 10대 영화팬들이 모두 이 작품을 좋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영화는 중간에 40분간의 액션이 있는 세 시간짜리 러브스토리다. 문제는 이 러브스토리가 형편없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주 보카래튼의 제시카 피사노는 지적한다.
8학년 역사시간에 진주만 기습에 대해 배웠다는 피사노는 영화가 당시의 중요한 역사적 상황보다는 주인공들의 애정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가장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영화를 본 내 친구들은 감상적인 러브신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고 나는 전쟁신을 보면서 울었다"
젊은 관객들의 공통적인 아쉬움은 영화가 역사적인 측면을 소홀히 했다는 점.
"’진주만’의 제작자들은 세계사적인 이벤트를 대중에게 교육시킬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버리고 대신 흥행수입을 올리기 위해 ‘데이트 영화’를 만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 거주하는 18세의 드루 매킨타이어는 강조한다.
오하이오주 토론토의 마이클 듀크스(19)도 동의한다.
"’진주만’은 전쟁 영화가 아니라 러브스토리다. 등장인물간의 대화는 홀마크 카드에 써있는 내용보다도 상투적이고 저질이었다"
"전쟁을 다루면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지 못했다", "전쟁을 다뤘지만 그속에서 피어난 러브스토리도 감동적이었다"등 작품을 보는 시각은 관객에 따라 달랐지만 한 가지만은 이견이 없었다. 1억4,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한 특수효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권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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