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무산소 3분, 물없이 3일, 음식없이 3주 지탱
오레곤주 데슈츠 카운티 쉐리프국 요원 닐 맥키는 수많은 구조작업에 관여해 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연의 공격과 심리적 공포가 엄습하는 극한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목격해 왔다.
지난달에도, 맥키는 폭설에 파묻힌 차안에서 16일 동안 갖혀있던 사람을 구출해냈다.
스노우보드를 타던 사람들이 6피트 깊이의 눈속에 파붇힌 마즈다 RX7 한 대를 발견했는데, 그 속에는 29세의 토머스 투루엣이 갖혀 있었다.
사고지점은 온도가 화씨로 한자리 수였고, 해발 6,000피트나 되는 고지대였다.
구조당시 트루엣은 청바지와 얇은 티셔츠 차림에 카라멜 약간, 그리고 물 한병을 갖고 있었다. 트루엣은 탈수상태에다 동상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러나, 어찌됐건 그는 살아 남았다.
"눈속에 갇혀 16일이나 버틴 사람은 트루엣이 처음이다"
매키는 혀를 내두른다.
극한적 상황에서 살아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의사들과 구조전문가들은 외부적 여건, 신체적 조건, 그리고 정신상태 등을 꼽는다.
"당사자의 생존의지와 긍정적 사고가 가장 결정적 요인이다"
덴버 메디칼 센터의 응급전문의 덕 힐은 이렇게 말한다.
극한상황에서의 생존투쟁이라는 주제는 항상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다.
최근 톰 행스 주연의 ‘캐스터웨이’라는 영화가 빅히트를 치고 있다.
이 영화는 비행기 사고로 태평양 무인도에 추락한 주인공이 4년간 갖은 역경을 극복하고 생환하는 내용이다.
의사들에 따르면, 인간은 극한상황에서 보통 산소 없이 3분, 보온 없이 3시간, 물 없이 3일, 그리고 음식 없이 3주간을 지탱할 수 있다.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물보다는 보호처가 훨씬 더 필수적이다. 일단,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치명적이다"
맥키는 말한다.
트루엣이 눈속에 고립된채 16일간이나 버틸수 있었던 것도 차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차안에 있으면 눈과 비, 추위와 바람 등으로부터 보호될 뿐 아니라, 개인 혼자서 있는 것 보다는 타인에게 발견될 확률이 더 커진다.
이에 대해, 맥키는 이렇게 말한다.
"눈속에 고립된 차에서 빠져나와 방향감각을 잃고 헤메는 사람들이 많다. 차에서 50피트만 떨어지면 다시는 차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체온을 생존권 이내로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필수적이다.
인간의 체온은 저하되기는 쉽지만, 한번 저하된 체온을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다. 또한, 화씨 107도 이상의 고온은 추위보다 더 위험하다. 단백질로 구성된 인간의 뇌가 고온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저온도 인체의 시스템을 마비시킨다.
특히, 체온이 80도까지 떨어지면 거의 죽은 상태나 마찬가지다. 심장박동수가 떨어지고 반사작용이 없어지며, 근육이 굳어지고 눈의 동공이 풀어진다.
"마치, 정지한 활동사진이나 동면하는 동물과 유사한 상태가 된다"
덕 힐의 설명이다.
의사들이 환자의 맥박이 정지한 이후에도 체온이 남아 있는 한 구명노력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얼음밑 차가운 물속에 떨어질 때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간에게는 ‘포유동물 다이빙 반사작용’ 기능이 있는데, 이는 어른보다 아동에게서 훨씬 현저하다"
노스 캐롤라이나대 응급전문의 웨스 월리스의 말이다.
아동들이 갑자기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면 심장박동이 서서히 저하되고, 인체신진대사가 점차적으로 감소된다. 바다표범 같은 다이빙 포유동물들이 이같은 신진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동들은 차가운 물속에 1시간이나 빠져있다가 소생된 케이스도 있다"
월리스는 말한다.
저온은 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저온상태에서는 뇌의 판단작용이 흐려지고, 동일한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또, 저체온 사망자에게서는 흔히 ‘역설적 탈의현상’이 발견된다. 저체온으로 사망한 사람이 죽기직전 옷을 모두 벗어버리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이유역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처음에 추위에 노출되면, 신장활동이 증가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순환계 기능이 촉진된다.
그러나,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 그와는 정반대 현상들이 나타난다. 특히, 죽음이 임박했을 때는 ‘이상한 평정’ 상태가 찾아든다. 그리고, 한순간 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고 한다. 저체온 사망자들이 옷을 벗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믿어진다.
마지막으로, 월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기본적으로 열대성 동물이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에서 발원됐기 때문이다. 인간은 체온이 90도 이상 104도 미만일 때 최고기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극한상황에서의 생존능력은 대부분 정신력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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