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빌 가이드서 별 다섯개 받은 제퍼슨 호텔
호텔업계에서 최고의 영예라면 권위있는 ‘모빌 여행 가이즈’가 주는 별 다섯를 모두 얻는 것. 미국에서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은 오직 25개 뿐인데 올해 처음으로 별 다섯 개를 단 호텔이 하나 있었다.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있는 ‘제퍼슨 호텔’이 그것으로 생긴지가 무려 105년이나 되는 유서깊은 호텔이지만 불이 두 번이나 나면서 몰락하다가 새주인이 지난 10년간 공들여 재건에 힘쓴 결과 AAA의 다이아몬드를 다섯 개 단지 8년만에 모빌 가이드의 별 다섯 개까지 차지하게 됐다. 현재 이 두가지 타이틀을 모두 가진 호텔을 17개 뿐이다.
모빌의 호텔 등급기준에 따르면 손님이 도착할 때 도어맨과 벨맨은 손님의 짐가방에 쓰인 것을 보고 손님을 이름을 알아서 프론트 데스크로 안내할 때까지 최소한 이름을 1번이상 불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호텔에 도착하면 자동차 문을 열어주는 사람부터 손님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 프론트 데스크까지 가면 경칭까지 붙인 이름을 하도 많이 불려 자신이 마치 고등학교 과학선생님이라도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미국의 자동차 시대 초기부터 호텔과 식당에 등급을 주어온 모빌 가이드는 "하루밤 편안하게 잘 수 있고 입구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면 별 하나짜리 호텔로 간주하며 별이 4개에 이르면 "개성있는 스타일에 창조적인 실내장식, 훌륭하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못박고 있는데 거기다 별 한 개를 더 추가하려면 "어느 면에서나 미국 최고중 하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기억에 남아야한다"니 하늘에 별따기에 비교될 정도로 어려운데 그 차이는 가서 보면 누구나 느낀다.
그래도 모빌은 해마다 2만2000개 정도되는 호텔에 자세한 평가 지침을 지참한 비평가들을 내보내 도착부터 출발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 타고 온 차나 예약의 처리부터 손님 구두를 어떻게 닦아주는가 까지를 시시콜콜히 체크하며 새로 명단에 올리거나 뺄 경우에는 두세번이라도 방문한다.
그 지침에 따르면 호텔의 외관은 흠잡을데가 없어야 한다. 간판은 우선 잘 보이고 갈라지거나 바랜데가 없어야하며 공동영역은 기품있게 단장되어야 한다. 화장실은 깨끗하고 건조해야하며 청소후 화장지는 접혀있어야 한다.
제퍼슨의 경우 흰 대리석제 제퍼슨 동상이 군림하고 있는 입구부터 왼쪽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레트 버틀러가 스칼렛 오하라를 안고 올라간 계단을 본땄다는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의 36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대리석 기둥의 로턴다는 70피트 높이의 스테인드 글래스 천장으로 부드러운 천연광이 비친다.
객실도 품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 가구는 최고급 자재로 맞춤이면 더 좋고 이불깃은 최고급 순면, 벼게는 오리털이 기본이다. 더스트 러플은 잘 다림질 되어 바닥까지 닿아야 하며 옷장은 밝고 넓어서 모든 소지품이 들어가야 한다. 최소한 4벌의 치마와 6벌의 양복을 걸 수 있어야 하고 옷걸이중 4개에는 패드가 달려 있어야 한다.
제퍼슨 호텔의 옷장은 넓고 환했으며 수많은 옷걸이들은 모두 패드가 달렸으며 전화도 여러대고 온도조절기, 고급 브랜드로 가득찬 미니바, 비디오 게임이 곁들여진 TV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안 욕실 바닥은 대리석 같았고 화장용 거울에는 불이 들어왔다. 욕실 용품은 모두 디자이너 제품이었다. 욕조는 깊고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게 빛났고 깨끗하고 두툼한 가운, 몸을 온통 감싸는 타월 위의 조명은 영화를 찍어도 될만큼 환했는데 물때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퍼슨 호텔이 언제나 이 수준이었던 것은 아니다. 1800년대말, 당시 남부 지방 최고급 호텔로 출발, 20세기초까지 리치몬드 사교계및 전국 저명인사들이 모이는 고급 호텔이었지만 1901년과 1944년에 두차례 대형화재를 겪으며 차츰 그저 그런 수준으로 전락, 1980년에는 완전히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6년후 셰라톤 호텔로 재개장했지만 영광의 과거와 비교되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호텔 운영 경험도 없이 향토애로 불타는 이 지역 사업가 윌리암 굿윈과 베벌리 암스트롱이 사들여 과거의 영화를 되살리려는 마음으로 워싱턴에서 접객업계의 귀재로 불리는 프렘 데바다스를 영입하고 무려 900만달러를 쏟아 부은 끝에 별 다섯 개의 영예를 탈환한 것.
고급 호텔답게 이 호텔은 24시간 도우미 서비스가 가동된다. 베이비시팅부터 샤핑, 애완동물 돌보기까지 무제한 서비스를 하는 스태프들은 매우 창조적으로 손님들의 요구를 처리한다.
손님들에게 운동화를 빌려주는 사람도 있고 셔츠를 호텔에서 빨아가지고 집에 가서 다려오는 사람도 있으며 새벽 3시에 월마트로 달려가 컴퓨터 부속을 사온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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