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초원의 얼룩말을 사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사자의 무리를 강제로 이주시키는 실험을 시도한 기록이 있다. 사자로부터의 위험이 사라진 얼룩말들은 평화로움 속에서 그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증가하여 초원에는 먹이풀이 모자라게 되었고 급기야는 식량 부족으로 얼룩말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기 시작했다. 이 숫자는 사자들에 의해 죽는 수를 상회하게 되었다. 실험자들은 다시 사자의 무리를 이 지역으로 되돌려 보냈다. 몇 년 후 다시 적정한 수의 얼룩말이 유지되었다. 이 실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자연은 자연상태일 때 가장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한다. 동물의 세계는 먹이사슬에 의해 그 수가 조절된다. 이 사슬의 어느 부분에서 잘못이 일어나면 수의 조절에 실패하게 되며 지나친 수적 증가나 어떤 경우 반대로 멸종에 이르기도 한다.
인간은 먹이사슬에 천적이 없다. 그러나 인간도 어떤 방식으로든지 숫자를 조절해야 했다. 한정된 식량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숫자의 인간이 유지되어야 했다.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적정한 숫자의 인간을 유지해 왔는가?
전쟁은 인간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시작된 이래 오늘날까지 수십만번에 이르고 있으며 반드시 수많은 인간의 생명을 파괴했다. 이러한 전쟁들은 인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순한 파괴? 아니면 파괴라는 수단을 통하여 이 지구상의 인구 조절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까?
또 수많은 질병도 전쟁과 함께 인간의 생명을 파괴했다. 13세기 유럽 대륙을 휩쓴 페스트는 3년의 짧은 기간에 당시 유럽인구의 3분의1인 4,000만의 생명을 파괴하였으나 반대 급부로 살아남은 나머지 인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단순히 파괴적인 재앙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참혹한 전쟁도 유행성 질병도 반드시 끝이 있고 그 끝에는 생존자가 있었으며 생존자들에 의해 인간의 역사는 발전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인간들이 현명해지고 인간 개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자연의 방식에 의한 인구 조절에 저항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으로 전쟁은 억제되고 질병을 막아내는 약품의 개발로 전쟁이나 질병으로부터의 인구조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급기야 세계 인구는 60억에 이르며 30년 후 90억을 예상하고 있다. 이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인류에게 어떠한 의미인가? 축복일까? 앞으로 120억의 인구시대는 또 그로부터 짧은 시간에 다가온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120억의 인간이 함께 번영을 누리고 살기에는 모든 것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초원에서 사자의 무리가 강제로 이주되었을 때 얼룩말들이 가졌던 잠정적 평화와 안전, 그리고 지금 인간이 갖는 전쟁과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인한 평화와 안전에는 어떤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세계에도 사자가 되돌려진 얼룩말의 세계와 같은 해결방식이 현실화하리라는 예상은 그래서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면 사자의 무리로 행세할 주체는 무엇인가? 대규모의 전쟁? 무서운 질병? 종교적 심판? 그 어떤 것도 재앙이다.
미래의 인간들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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