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가주 한인 불교계의 탑뉴스는 미국인 무량스님이 테하차피에 세운 ‘태고사’의 개원이었다. 사막의 산중에 한국식 사찰이 들어섰다는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본보에는 태고사 가는 길을 묻는 전화가 수백통이 넘게 쏟아져 들어와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였다.
또 한가지 뉴스는 베스트셀러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 현각스님의 LA 법회. 수용인원을 넘어서는 인파가 몰려 경찰이 동원되고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그러나 이 두가지 사건외에 올 한해 불교계는 여느 해보다 조용했다. 특히 매년 아드모어공원이나 이벨극장에서 대대적으로 개최되던 사월초파일 연합봉축행사가 올해는 관음사에서 조촐하게 치러졌고, 사찰마다 자주 있던 한국 큰스님들의 초청법회도 뜸했으며, 신행단체들의 활동도 거의 눈에 띠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꼭 교세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사원연합회장 이정산스님은 말한다. "초파일행사만 크지 않았다 뿐이지 사찰들은 많이 신장됐습니다. 이곳에 한국불교가 뿌리 내린지 30년인데 본국 종단의 지원 없이 스님 각자의 노력으로 27개의 사찰이 설립됐다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지요. 문제는 영어권 포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2세 불자들을 기르지 못하는 것인데 미국인 스님이 늘어나고 있어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정산스님에 따르면 한국인 스님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이 최근 들어 외국인 스님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무량스님의 태고사 설립이라든지, 현각스님의 포교활동이 그런 것들. 지금 한국에서는 300여명의 외국승려들이 수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50여명이 미국인이므로 이들을 통한 포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정산스님은 앞으로 한인사찰들이 발전하려면 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세 젊은 층의 포교에 주력해야 합니다. 한국불교는 잠재력이 있는데 힘을 집약시킬 계기가 없어 제자리 걸음이지요. 스님들도 자기 사찰의 운영에만 안주하는 안일함을 벗어나 협동해 한국불교가 이 땅에 뿌리 내리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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