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남쪽 피코와 2가(2nd Ave) 남동쪽 코너를 끼고 2가쪽으로 돌면 허름한 붉은 벽돌 건물을 만난다. 주소 ‘1310’을 확인하고 방범용 쇠창살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널찍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아트 스페이스’(Art Space).
예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귀금속 공예가 정운제씨가 3년전 빌려 예술인들의 토방으로 꾸몄다. 한동안은 대중음악하는 젊은이들의 연습장으로 사용됐으나 주민들의 항의로 그들을 내보낸 이후 도자기하는 서진호씨와 연극인 김유현씨가 가세해 3개의 방을 나누어 쓰고 있다.
오픈시간은 화·목·금요일 오후6시30분 이후와 일요일 오후. 연극인, 도예가, 공예가, 화가, 음악인, 예술 동호인등 하루 평균 40여명의 예술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대부분이 직장인으로 서로의 예술세계를 토론하면서 하루의 피곤을 풀곤하는 예술인들의 ‘아지트’다.
이곳의 주인격인 정운제씨. 머리를 길러 뒤로 묶은 그는 호손의 한 옷가게 매니저 일을 마치면 이곳으로 달려와 작업을 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요즘 금과 은의 중간급 격인 타이태늄과 나이오비윰을 소재로 한 귀금속 공예에 전념하고 있다. 아직은 작품제작에만 몰두하지만 내년부터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공예 클래스도 열 계획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철학 전공의 연극인 김유현씨. 올해초 극단 ‘하나와 둘사이’의 연극 ‘불의 가면’을 연출했던 그는 연습할 곳 없어 떠도는 연극계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주머니돈을 털어 만남의 장소를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8시 연극에 관련된 웍샵이 열린다. 지금은 극단 ‘레파토리 92’의 대표 존 최씨가 주 멤버로 이끌어 나가지만 극단에 관계없이 연극에 열정을 가진 한인이면 누구나 환영한다. 그러나 재미삼아 놀러오는 한인들은 사절한다는 것이 이곳의 방침.
도자기하는 서진호씨. 한인 도예가들의 모임인 ‘클레이 워커스’ 회원이기도 한 그의 도예 공간이 2,000스퀘어피트로 제일 크다. 이곳에는 물레부터 도자기를 굽는 가마까지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도자기 작가 정선화씨와 함께 운영하는 도예교실에는 학생부터 주부, 옷가게 주인등 10명의 학생들이 저녁이면 모여 작품제작에 여념이 없다. 내년에는 이곳에서 만든 작품을 모아 오픈하우스를 겸해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예술를 좋아하는 사람이들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들은 "잡담을 즐기는 단순한 모임 공간이 아니라 예술인의 혼이 담긴 ‘끼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소 1310 S. 2nd Ave, LA 이용문의 (310)821-1716 김유현, (323)733-7335 정윤제, (323)373-9525 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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