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타애나 다운타운은 오렌지카운티의 이방지역으로 비쳐진다. 조금은 고색의 단층 건물들이 길 양쪽에 도열해 있는 이 지역은 영어보다는 스패니시가 더욱 잘 통용되고 있어 이 지역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남미의 작은 도시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는 대다수 업소들은 스패니시로 쓰여진 간판을 내걸고 있어 그 느낌이 더욱 진할 수밖에 없다.
4가와 메인 스트릿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한인 운영 여성의류 판매점 Q패션의 엘레노 이씨는 "대다수 고객들이 히스패닉이기 때문에 어떤 날은 하루종일 스패니시로만 말할 때도 있다. 책을 통해 공부를 한 덕분에 이제는 어느 정도 스패니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업소는 이 곳에서 영업한지 10년 가까이 됐다.
이곳은 70년대에 몽고메리 워드, 스리프티등 대형 연쇄 체인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공동화 현상을 빚었으나 80년대 들어 소규모 히스패닉 상점들이 터를 잡으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부터는 한인을 비롯, 아시안들과 아랍인 운영 업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현재 이 곳에서 영업하고 있는 한인업소는 30여개로 매일 이 곳을 찾는 수천명의 히스패닉 고객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이 이채롭다. 이들 업소들은 보석, 전자제품, 의류판매점, 웨딩업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인이 매장 넓이가 1만스퀘어피트나 되는 대형 의류판매점을 개업, 관심을 모으고 있다(업주는 자신의 업소가 언급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 업주들은 "먹고 살만하다" 혹은 "죽는소리는 하지 않겠다"며 그런 대로 장사가 괜찮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오렌지카운티 경제가 호황이라는데 이를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전자제품 판매점 ‘누메로 우노’의 한인 업주는 "알라메다 지역에서 장사를 하다가 이 지역에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7년 전 이 곳으로 옮겨왔다"며 "전자제품을 취급하고 있어 판매는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스왑밋인 ‘피에스타 바긴 스토어’에서 남성용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허호씨는 "대다수 고객들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최근에 미국으로 건너온 히스패닉들이고 성향이 까다롭지 않아 장사하기는 수월하다"며 "달러화에 대한 페소 가치가 하락, 고국을 방문하는 히스패닉 고객들이 물건보다는 현찰을 지니고 가기 때문에 매상은 조금 줄었지만 LA지역 스왑밋보다는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상 감소를 우려하는 한인 업주도 있다. 의류판매점 ‘라 보니타’를 운영하고 있는 존 조씨는 "하이텍 관련 기업들의 성장으로 카운티 경제가 활성화 국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좋은 편이 아니다"며 "최근 들어 매상이 30~4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87년부터 패션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매상 감소의 원인을 동종업소 증가로 해석했다. 이 업주는 "매상은 줄지 않았다"고 전제, "한인 의류업소가 증가, 경쟁이 생겨나면서 호황을 느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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