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가야금 연주자 겸 작곡가 황병기가 연극 무대에서 만난다.
지난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당시 백남준이 뉴욕에서 위성으로 쏜 영상에 서울의 황병기가 음악을 입히는 ‘위성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두 사람이 15년 만에 재회한다.
재회작은 21일~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풍류극 <나비의 꿈_나는 꿈에 장주가 되었다>. 춘추전국시대의 대혼란 속에서 일탈과 절대자유를 꿈꾼 장주의 삶을 은유와 해학으로 풀어낸 작품.
한 평생 예술에 파묻혀 자유분방하고 멋스런 삶을 사는 백남준 황병기 두 인물이 무대미술과 배경음악을 통해 시공을 초월하는 ‘풍류’의 멋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비의 꿈>은 <장자>의 우언인 ‘호접지몽’이 모티브.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데 꿈이 깬 뒤에 자기가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자기가 된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는, 자아(自我)와 외계(外界)와의 구별을 잊은 경지를 뜻한다.
올해 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전시회를 통해 예술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한 백남준이 선보일 설치미술은 엔딩 장면에 등장한다. 장주의 고향 산하가 모니터 여럿을 엮는 백남준 비디오아트로 형상화된다.
모니터 속에는 나비들의 영상이 어지럽게 날아오른다. 황병기의 음악과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어우러져 세상사의 덧없음이 환상적으로 묘사된다.
<나비의 꿈>은 장주의 논적 ‘혜시’, 거문고의 달인 ‘소문’ 등 장주와 주변인물의 인연과 갈등을 통해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을 설파한다.
오랜만에 ‘소문’을 만난 장주가 묻는다. "거문고 솜씨는 여전한가?" 소문의 답이 걸작이다. "거문고를 켬으로써 신묘한 가락은 얻었으나 소리나지 않는 모든 소리를 잃었소."
경기고등학교 동창들의 모임인 화동연우회가 제작한 <나비의 꿈>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화려하다.
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씨가 극본을 쓰고 이항씨가 연출을 맡았다.
기술 감독은 극단 학전 대표 김민기씨. 중견배우 신구씨가 장주 역으로 출연하며 이혜영씨도 장주가 꿈 속에서 만나는 여인 역으로 오랜만에 모습을 들어낸다.
주체할 수 없는 끼와 뽕짝 소울 록의 경계를 허무는 음악세계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엽기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생음악이 작품에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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