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셈을 하기 시작한 것은 선사시대부터였다.
가장 가까이 셈할 수 있는 도구는 손, 그러므로 인류 최초의 계산기는 ‘손’이었다.
손을 사용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물건과 손가락을 일 대 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산법은 손가락이 10개뿐이니 10을 넘어가면 계산이 불가능해 지역마다 다른 방법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인도와 중국 남부에서는 손가락 마디를 이용하여 28까지는 헤아릴 수 있었고 뉴기니의 파푸스족은 열 손가락, 손목, 팔꿈치, 눈, 코, 귀, 발가락, 엉덩이를 이용하여 41까지 계산하였다고 한다.
또 몇 사람의 손가락을 모아서 보다 큰 숫자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두 번째 방법으로 두 손을 부호화 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졌다. 주먹을 쥐면 50을 의미한다든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면 100을 의미한다든지 하는 방법이었다. 점차 인구, 세금, 급료 등을 계산하는데 생활 주변의 나무 막대기나 동물의 뼈에 눈금을 새겨 계산하게 되고 기원 후 3세기경에는 중국식 주판이 발명되었다.
이 주판은 컴퓨터가 개발되기 전까지 십 수세기를 계산기의 왕자 자리를 지켜왔다.
이렇듯, 원시 시대에 손으로 계산하던 방식이 현재 미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재현되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확인하는 수(手) 작업 재검표가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일어나고 있다. 자칫 하다가는 전국적 수작업 재검표로 세계 최강국인 미 대통령을 선출할 판이다.
그런가 하면 요즘 라스베가스에서는 지구촌 최대의 정보기술 전시회인 `2000가을 컴덱스’가 5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펜으로 윈도 운영체제를 작동하는 초소형 컴퓨터인 태블린 PC, 초경량 휴대용 컴퓨터, 인공지능 로봇, 원격 교육 등 최첨단 통신 무선 인터넷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발달된 문명으로 인해 언론 사상 최대 실수가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8일 새벽 2시 20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가 대통령 당선자로 선출됐다고 FOX 방송이 발표하자 미국 TV와 케이블 방송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뉴스는 전세계적으로 일제히 이를 전달했다. 이 뉴스를 들은 전 세계인들은 잠시동안 부시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믿었다.
TV를 통해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부시 후보에게 당선축하 전화를 했고 패배 인정 연설을 하러 가는 도중 핸드폰으로 ‘플로리다 주 검표 결과 표차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20세기에 발생한 과학계의 수많은 사건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은 다들 “인터넷을 통한 www의 탄생”이라고 한다. 그러나 너무 빠른 것이 탈이었고 그나마 앨 고어가 스타일을 덜 구기게 된 것은 핸드폰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1946년 미 펜실베니아 대학에 의해 컴퓨터가 발명된 이래 정보처리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지만 지나치게 발달된 문명이 가져온 맹점이라 하겠다.
머잖아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사람과 대화하고 명령을 내리고 이를 처리하는 등 공상 영화 속 생활이 올 것이다. 그러나 미대선 후 빚어지고 있는 사태를 보면 나날이 달라지고 새로워지는 컴퓨터와 정보기술의 발달과 보급이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퓨처 서베이] 편집장 마이클 메리언이 “브레이크 없는 정보 혁명에 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이유로 말한 ▲자본가들의 정보 독점 심화, 쓰레기 정보의 범람으로 창조적 두뇌활동 둔화▲컴퓨터 범죄로 법과 질서의 유지비용 증대 ▲정보전쟁과 정보 테러로 위태로워지는 국가안보▲사생활 침해▲시간과의 싸움으로 삶이 황폐화 됨▲계층간·국가간 불평등의 골이 깊어짐 등을 그냥 간과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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