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타이페이 공항에서 발생, 많은 인명을 앗아간 LA행 보잉 747기의 활주로 참사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항공안전장치가 현재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요즘 생산되는 일부 자동차의 항법장치와 비슷한 이 테크놀리지는 항공기 조종실에 소형 스크린을 부착, 공항활주로에서 움직이는 해당항공기의 위치를 지도로 표시, 알려주게 된다. 스크린에 입력되는 정보는 인공위성을 통해 전달받는다.

"렌트카에도 이같은 장치를 부착되는데 항공기에는 당연히 달아야 하는 것 아니냐"
화물기 협회의 스티브 앨터먼 회장은 지적한다.

이 항공안전장치를 사용할 경우 조종사는 안개, 비등 악천후속에서도 자신이 운항하는 항공기가 공항내 어느 지점에 있고 어떤 활주로로 진입해야 하는지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이 안전장치는 또 공사등으로 폐쇄된 활주로를 빨간불로 표시할 수 있고 항공기주변의 다른 항공기나 차량도 스크린에 보여주게 된다.

활주로 충돌사고는 상업용 항공기운항의 가장 큰 위협이다.

MIT의 저명한 항공전문가 아놀드 바넷은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향후 20년간 미국에서는 15건의 활주로 충돌사고가 발생,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연방항공국(FAA)에는 매일같이 미 전국공항의 활주로 안전과 관련된 보고가 접수되는데 이 가운데 80%는 항공기와 항공기간의 지나친 근접으로 인한 충돌모면사태들이다.

현재 항공안전장치를 개발중인 업체는 UPS 에이비에이션 테크놀리지를 비롯, 로크웰 콜린스, 하니웰등 여럿이 있다.

ADS-B로 불리우는 이 안전장치는 레이더대신 지구좌표시스템(GPS)을 운용하고 있다.

이 ADS-B를 장착하고 있는 항공기는 같은 장치를 갖춘 항공기나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이 장치는 비행중 혹은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

ADS-B를 시험중인 FAA는 이 장치가 활주로 안전을 증대시키는 것 이외에도 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유도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 활주로 러시현상을 줄일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항공안전장치는 항공기의 안전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효율성도 높힐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테크놀리지의 혜택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
FAA의 첨단테크놀리지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데이브 포드의 말이다.

하지만 FAA는 아직 이 안전장치의 항공기 의무장착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있다.

235대의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화물업체 UPS는 2002년말까지 전체 화물기에 이 장치를 부착시킬 계획이다.

싱가포르 항공의 타이페이 공항참사발생 1주일 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FAA 주관으로 이 안전장치에 대한 대규모 테스트가 실시됐다.

이 테스트에서 장치를 부착한 항공기와 부착하지 않은 항공기의 조종사들은 복잡한 활주지시를 받았다. 장치를 부착한 항공기의 조종사들은 모두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장치가 없는 항공기의 일부 조종사들은 엉뚱한 활주로로 진입, 테스트에 실패했다. 이 테스트는 일기가 청명한 대낮에 실시됐다.

탑승객 179명 가운데 81명의 생명을 앗아간 싱가포르 항공기 참사를 조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사고 항공기 006편이 공사로 폐쇄된 활주로로 잘못 진입, 이륙하다가 지상에 세워져 있던 건설장비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