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프레드 하이앗 (워싱턴포스트 기고)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과의 로맨스는 ‘정직한 중재자’라는 단어의 뜻을 다시 새겨보게 한다. 분쟁을 조정하다 보면 미국이 나쁜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회피하려 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이달 말 북한을 방문, 김정일을 만난다고 한다. 김정일은 83년 아웅산 테러의 주범이며 87년에는 KAL기 폭파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그후 이 문제에 관해 한번도 뉘우치는 기색을 보인 적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탄압을 일삼는 정권의 책임자다. 클린턴은 리비아의 여객기 폭파사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있으며 밀로셰비치와는 대화조차 거부했다. 미얀마의 독재자들은 미국 입국조차 허용치 않고 있다. 그러면서 유독 북한의 조명록 군사부위원장에게는 붉은 카펫을 까는 대접을 해주고 있다. 한 행정부 고위관리는 “미얀마는 군사적으로 우리를 해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미국 정부의 인정을 받는 길은 군사력을 기르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장점도 있다.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독재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거나 전쟁 위협을 줄일 수도 있다. 김대중 한국 대통령도 이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이 북한 방문을 임기 마지막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을 반대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악 수준인 북한의 인권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중국 등의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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