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공화국의 수도 두샨베의 한국 기독교 선교회 폭발사고는 이 곳에서 안일하게 목회하고 있는 나같은 목회자에게 큰 도전을 준다. 척박한 땅에서 복음전도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들에게 해줄 것이라고는 애도와 기도밖에 없을 때 더더욱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월6일자 오피니언난에 선교를 전투에 비교한 글에 공감할 수 없기에 이 글을 쓴다.
선교의 역사는 서구의 동양 진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교사들이 침략의 첨병역할을 한 슬픈 선교역사를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선교는 피선교지의 반발을 낳았고 대부분 실패했다. 한국 기독교가 부흥한 것은 독특한 경우인데, 이것은 침략세력(일본)과 선교(미국)가 동일한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는 피선교지의 문화와 종교를 저급한 개화대상으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고 하는 선교개념이 등장했다. 선교가 교회확장, 개인의 구원만을 의무로 삼아서는 안되고 오히려 선교의 주체인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개념이다. 즉 피선교지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해 나가면서 그들을 하나님 나라 확장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내전을 겪고 있는 지역의 선교사들이 정의의 맥락에서 상황을 판단하기보다는 교회 보호차원에서 무조건 정부군을 지지함으로써 반군들의 적대감을 사기도 한다. 이것 역시 정의보다 제도교회를 우선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결과이다.
이 글이 뜨거운 밀림에서, 충성이 그치지 않는 분쟁지역에서 선교에 땀흘리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피선교지이건 이곳 교민교회이건 우리 가운데 흑백논리와 전투적 사고가 너무 깊게 들어온 것 같아 염려가 되어서이다. 종교갈등의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발칸반도 출신의 신학자 볼프는 전투가 아니라 포용을 강조한다. 전투적 사고를 버리자. 전투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단군상을 훼손하고 장승에 도끼질을 하고, 불상의 목을 베는 일을 거룩한 선교인 것처럼 인식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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