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남자에페팀이 단체전 준결승에서 고장난 칼 때문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사상 최초로 단체전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한 한국은 18일 시드니 전시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세계최강 이탈리아를 다 이겨놓고도 칼이 고장나는 바람에 43-44로 역전당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기동력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몰아붙인 한국은 종료 4분을 남겨놓고 40-35로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9라운드의 주자로 나선 이상엽은 승리를 확신한듯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하고 나섰다.그러나 이게 웬 일인가.이상엽의 재빠르고 정확한 공격은 점수로 인정받지 못했고 뒤늦게 칼을 내민 상대선수의 공격만 득점으로 인정되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됐다.

이상엽은 ‘혹시나’하는 생각에 타임을 부르고 심판에게 칼의 이상유무 판단을 요청했고 심판은 이상엽의 칼에 연결된 전선이 끊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경기도중 격렬하게 상대선수와 공격을 교환하다 전선이 끊어진 칼을 한국선수단이 확인하지 못하고 다시 사용한 것이다.

전자판정기가 이상엽의 득점공격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탈리아의 득점만을 인정한 것도 당연했다.이상엽은 칼을 바꿔들고 경기에 나섰지만 경기의 주도권은 이탈리아로 넘어갔고 한국은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5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리를 내준 이상엽은 “고장난 장비때문에 졌으니 괜찮다”는 동료들의 위로가 더욱 가슴이 아픈듯 눈물을 쏟았다.
한편 한국남자팀은 3,4위전서 쿠바에게 31-45로 져 4위에 머물렀다.칼이 고장만 나지 않았어도 최소한 은메달은 확보할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