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 주미 대사가 LA를 다녀갔다.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꽉 찬 한주 동안의 LA방문기간에 양 대사는 8.15 경축 우정의 종각 타종식에만 참석, 한인 사회와 별다른 공식적인 접촉 없이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등 말이 나돌고 있다.
양 대사의 이번 방문은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이 목적이었다. 미국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개최하면서 주미 외교사절단을 초청함에 따라 이뤄진 게 양 대사의 LA방문으로 외교가 주업무였던 게 사실이다. 양 대사 본인은 물론, 영사관도 이번 방문 목적이 이같이 전당대회 참관에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한인사회 행사 참석을 가급적 사양했다.
양 대사의 이같은 행동은 십분 이해가 간다. 공관측 발표대로 이번 방문은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외교업무의 연장인 데다가 또 공교롭게도 같은 무렵 한인 사회에서 열리는 8.15 경축 행사를 둘러싸고 한인회와 평통등 한인 단체들이 심각한 갈등상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갈등은 한인회가 "양 대사가 평통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할 경우 이는 커뮤니티 분열을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성 전문을 대사관에 보내는 사태로까지 비화, 양 대사의 처신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고 고심 끝에 LA방문시 한인 사회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가급적 피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저간의 정황을 참작할 때 양 대사가 주미대사 부임후 첫 LA방문기간에 한인 사회에서 그 흔한 간담회조차 안 가진 데에는 일차적으로 분열상황을 보여온 한인 단체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이 있다. 일부 한인 단체의 티격태격은 그대로 덮어놓고 양 대사는 이번 첫 LA방문에서 한인 사회와 어떤 형태든 신임인사 형태의 접촉 기회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본다.
이는 한인 사회에 대한 예의요, 인사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점에서 양 대사의 첫 공식 방문지가 미국내 최대 한인사회가 있는 LA였던 만큼 전 미국을 대표하는 공관장인 신임 주미 대사가 한인 사회와 만나는 자리는 반드시 마련됐어야 한다고 본다. 거기다가 양 대사는 필라델피아 한인회장까지 지낸 미주 동포 출신이다. 미주 출신의 주미 대사에 대해 한인 사회는 친근감을 느끼고 기대 또한 높다. 첫 LA방문에서 그 기대가 무너지자 한인 사회는 다소간의 실망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주 동포 출신의 주미대사로서 양대사는 일선의 외교 업무는 물론이고 미주 한인 사회에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공관장이 되었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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