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밀집 지역인 플러싱을 비롯, 뉴욕시 일대의 청소년 탈선 문제는 한인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본보가 ‘맨하탄의 금요일 밤’을 심층 취재, 나타난 바와 같이 주말 한인타운 유흥업소들을 찾는 청소년들의 발길은 새벽 3시가 넘어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탈선 방지와 한인 상권의 범죄 피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뉴욕경찰자문위원회(회장 유주태)는 18일부터 플러싱 지역을 대상으로 방범기동 순찰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본보는 18일 방범기동순찰 대원들과 함께 순찰차에 동승, 플러싱의 금요일 밤을 취재했다.

금요일 오후 10시 플러싱 유니온 스트릿 한인 상가는 비교적 조용했다. 한인 유흥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맨하탄 32가와는 달리 유니온 상가에서는 ‘눈에 가시가 되는 한인들의 추태’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본보 기자들이 방범기동순찰차에 탑승한 것은 정확하게 10시 15분.

이날 밤 첫 번째 순찰대원으로 나선 변민수(23)씨와 손민관(21)씨에 따르면 맨하탄에비해 플러싱은 한인 유흥업소들이 산재해 있어 한인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몰려 다니는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10시 45분: 109 경찰서 앞 공영 주차장에 1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보이는 한인 청소년 7명이 때를 지어 걸어가고 있다. 순찰차를 보자 잠시 머뭇거리다 계속 걸어간다.

변민수씨에 따르면 플러싱 한인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갱이다. 변씨는 "규모가 큰 갱들도 문제이지만 청소년들중 대부분은 3명만 모여도 갱이 된다라는 집단 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쉽게 총기 등 무기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인청소년들에게 신분증 검사를 거의 하지 않도 술을 파는 한인 유흥업소들도 문제라고 대원들은 지적했다.

11시: 키세나 블러바드 소재 한인 주점과 노래방 앞에서 한인 청소년 5명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11시 30분: 프린스 스트릿 소재 당구장 앞을 지난 뒤 패링턴 스트릿 상가를 순찰했다.
길을 지나가던 흑인 5명이 순찰차를 보고 발걸음을 빨리 움직인다. 이 곳에 최근 생긴 중국 카페 앞에 중국계로 보이는 청소년 4명이 담배를 태우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순찰대원 손민관씨에 따르면 한인 청소년들과 중국 청소년들간의 마찰도 플러싱의 큰문제이다. 특히 메인 스트릿 인근 지역에 최근들어 중국 나이트클럽 등이 들어섬에 따라 109 경찰이 순찰 횟수를 늘리는 등 이 지역 방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자정: 한인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플러싱 고교 운동장 인근을 순찰했다. 대원들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 한인들이 종종 범죄 대상이 되고 있다.

오전 12시 30분-1시 30분: 노던 한인 상권을 순찰하며 카페, 노래방 등 유흥업소 등을 살펴본다. 또한 쓰레기와 거리 조명 문제 등을 대원들이 파악한 뒤 기록한다. 한 노래방 앞에 한인 청소년 10여명이 모여있다.

새벽 1시 30분-2시: 다시한번 플러싱 공영 주차장을 순찰했다. 연인으로 보이는 아시안계 남녀가 자신의 자동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한인 방범 기동순찰대는 경찰과 같은 공권력은 없으나 뉴욕시 경찰 및 플러싱 관할 109 경찰서와 바로 연락이 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뉴욕경찰 자문위원회의 강성호 부회장은 "방범 기동순찰대의 가장 큰 역할은 한인사회와 미 경찰간의 문화차이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이라며 "앞으로 순찰 지역을 천천히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원 노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