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의 8.15 기념일은 그 어느 해보다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8.15라고 할 것 같으면 첫째로 우리 민족에게는 일본 치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해방을 뜻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우리 나라가 국제 연합국의 보호 아래 이루어진 대한민국 독립 건국일인 것이다. 그런데 섭섭하게도 그 건국이 38도선 이하에서만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 우리민족의 비극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서 오늘의 8.15가 어찌하여 별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느냐를 이제 간단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첫째로 금년에 맞이하는 21세기라는 시대적인 변천에서 전 인류가 느끼는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의 흥분이 금년 초부터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우리 민족 역시 무시 할 수 없는 심정인 것이다. 더욱이 우리 민족으로서는 21세기를 맞이하는 이 시점이 우리 민족과 국가에 있어서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해방 후 55년, 한국 남북 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있어서의 8.15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뜻 깊게 느껴지는 바이다.
둘째로는 미국에 있어서의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는 대사를 앞에 두고 우리 역시 심각한 눈초리로 바라다보고 있다는 우리들의 자세인 것이다. 왜냐 할 것 같으면, 이번 선거 결과로 말미암아 한국 정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지난 6월 13일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 회담을 계기로 하여서 일어나고 있는 남북 관계의 큰 변화를 바라보면서 우리 민족의 기대에 합당한 성과가 이루어지기를 합장함으로서 바라보게 되는 바이다. 뜻하지 않게 갑작스럽게 또 기적과 같이 나타난 우리 한반도의 평화적인 방향으로서의 움직임은 우리 민족에만 국한된 문제라기보다 온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세계 강대국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점은 지금까지 남북이 바라보고 있던 초점이 앞으로 어느 쪽 방향으로 기우려질 거냐에 따라서 그 결과는 180도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남과 북이 두 국가를 형성하여 오면서, 서로가 별다르게 지향하고 있던 초점은 너무나도 상반되는 것이었었기 때문에, 그런 두 극단적인 체제가 어떻게 하나로 통일 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두고 보아야 할 관심사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가까운 예를 볼 것 같으면, 오늘날에 있어서의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가 가장 적절한 예라고 생각된다. 요사이에 그들 사이에서도 자기들 역시 한국의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회담을 해보아야 할 것이 아니냐는 희망에 넘치는 말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신문지상을 통하여서 읽은 일이 있었다. 그런 정상 회담이 반드시 통일을 뜻한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서도.
해방과 건국을 축하하는 8.15라고 할 것 같으면,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주장하신 바와 같이 개인의 사랑과 자유를 존중히 생각하며, 눈물과 거짓이 없는 우리 백의민족을 만들어보자는 집권자들의 굳은 결심을 다짐하는 오늘 2000년으로서의 8.15가 되기를 필자는 기원하는 동시에 또 이를 제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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