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 춤추는 모습에 울었어요”
▶ 우아한 날개짓에 경탄과 찬사
날쌔게 바람을 가르는 대장연의 힘찬 몸짓에 꼬리를 물고 매달려있는 평화 기원 연들은 귀향하는 철새무리처럼 대장연의 용트림을 따라하면서 미시건 호변 상공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들었다. 연의 우아한 날개짓에 한인들도 경탄했고 타민족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주에서는 처음으로 시카고에서 개최된 시카고 평화연 대축제(준비위원장 이부덕)가 11일 하오 만트로즈 호변 비치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오전 시범으로 띄워진 150 마리의 줄 연이 1,500피트에 가까운 상공까지 날아 올라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는 관객들을 인도했다.
이선우 교수가 인솔한 연마을팀이 연 띄울 준비를 하는 동안 모래사장에서는 김길만씨의 용 모래 조각이 진행돼 행인들의 발을 묶었다. 념행사에는 이부덕 대회위원장, 박균희 한인회장, 송웅엽 시카고 영사, 시카고 특별 행사 분과의 짐 로, 로리노 39지구 시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가, 연축제를 통해 시카고에 전통 한국 문화를 소개하게 된 커뮤니티에 감사하는 요지를 담은 축하 인사말을 했다.
지미 리씨는 축사에 이어 “평화를 사랑하는 한인들의 노력 및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0년 7일부터 11일까지를 「평화연축제 기간」으로 공표했다”는 조지 라이언 주지사의 선언문을 대독했다.
한미태권도협회(회장 홍태완)의 태권도 시범으로 시작된 연 대축제는 공식 기념 행사 후 다윗패의 사물놀이, 노인센터의 농악패, 일과놀이의 사물 한마당, 박지영씨의 학춤, 부부합창단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비치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호변에서는 모터 보트를 타고 운반된 줄 연을 받아 연 날리는 작업이 계속됐다.
“할아버지 뒤쪽을 잡아주세요. 힘줘라 영치기 영차”예상했던 것보다 바람이 강해 조심스럽게 연을 풀던 연마을팀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관람객들도 연줄 당기기에 합류, 줄 연의 규모를 체험하며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해가 지자 야광연이 올려졌다. 서치라이트 차가 당도했고 호변 무대에서는 부부합창단의 “동방에 아름다운 대한민국∼반만년 역사 위에 찬란하다 우리문화…”「조국찬가」가 울려 퍼졌다. 오랫동안 미주에서는 불려진 적이 없던 「조국찬가」가 미시건 호변에 울려퍼지자 몇몇 참관인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나즈막한 소리로 기억속에 희미하게 남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연축제를 지켜본 최긍식(노스브룩 거주)씨는 “손주들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잠재의식 속에 민족 의식을 갖게 해주기 위해 참관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참관인들이 개인의 자랑스런 연 한 개가 아닌 수백개의 연을 한 줄에 이어 협동심을 엿보게 한
행사로 더욱 깊은 민족 자긍심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한 참관인은 “오전에 주류 TV 방송국에서 행사에 대한 예고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설레였고 밤 늦게까지 진행된 축제를 참관하고 더욱 감격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서 10시 뉴스에 보도된 야광연의 춤추는 모습을 보고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라고 감격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연축제 무대 주변에는 타민족 아동들이 용 모래 조각을 흉내내 만들며 연신 하늘로 띄워지는 연을 바라보곤 했다. 밤늦게까지 행사를 지켜본 니콜라스(32)씨는 “20년동안 동양연 행사는 자주 봤으나 이와 같은 연축제는 처음 봤다. 노스브룩에 거주하는 부모와 함께 참관하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 번 행사는 꼭 주류에 알려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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