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강자구(스토니브룩 한국학회 고문)
얼마 전 절찬리 방영이 끝난 ‘허준’이 그렇게 재미가 있다고 해서 나도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허준’에 대해서는 전에 소설로 읽어본 기억도 있고 해서… 그보다 왜 한국 국민들이 남녀노소, 청.장년 구별없이 고른,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는지에 대해 의문과 관심이 더 있었다.
허준은 원효대사와 같이 한국의 2대 사상가(한국인의 주체성과 道一李東植)로 알려져 있다. 어떤 영화나 소설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재미가 있으면서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영화의 주인공’이 대신 해 주어 ‘시원한 감’을 주면 즉, 대리만족(공감)이 되면 시청률이 높은 것이다.
첫째로, 요즈음 한국의 사회상이나 정치상이 허준이 살던 시대와 비슷한 점이 많다. 임금님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하나 그 밑 대신들이 붕당을 이루어 국가나 국민보다는 자기 개인이나 붕당을 위해 ‘대의명분’을 이용하는데 허준은 자기 주장(철학·사상)대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여 행동한다.
오늘날 국민이 제일 바라는 사람은 허준 같은 사람이 아닐까?! 이런 사람이 나타나서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무엇이 정의이고 부정의인 것을 속시원히 자기 목숨을 그리고 가족의 안위에 집착하지 않고 말해주고 용감하게 그 부정의에 반항하는 행동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마음 속 깊이 불러 일으킨 것이 아닐까?! 이것이 대리만족일 수 있겠다.
둘째는, 허준의 아내는 지엄한 국법이 있었던 조선조 선조시대의 양반가 규수가 제 발로 찾아와 허준(서출이었다)과 혼례를 치른다. 그리고 허준의 일생에 결코 어떠한 태풍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는 ‘버팀목’이 된다. 이 아내(그것도 상상할 수 없는 양가의 규수로 예의 범절에 밝고 고매한 인격과 학문에다 지아비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믿음이 있다)가 있었기에 허준은 ‘한의’로써 수업을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고 집 걱정 별로 없이도 자기의 믿음(철학과 사상)을 행동으로 무수한 고난을 겪어가며 때로는 자기 목숨까지 위협받아 가면서도 공부(求道行)할 수 있었다.
요즈음 한국사회에 이러한 ‘아내’는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내조를 잘 받지 못하는 정치인, 경제인, 그리고 고급 관료와 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허준은 아내도 잘 만났지만 스승 또한 잘 만난 행운아였다. 어떠한 철학, 사상이나 학문, 무술... 종교 등을 막론하고 좋은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일생 일대의 천운이자 또한 인연이다.
출중한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만나서 헤어진다고 해도 헤어질 수 없는 관계가 좋은 스승과 훌륭한 제자 관계라 할 수 있다.
허준은 유의태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고 철저한 교육을 받고 또한 현장검증을 받는다. 마지막에는 스승의 시신을 해부하여 드디어 조선조 최고의 명의가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오직 ‘환자만 보고 자위나 재물은 보지 말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평생동안 따른다.
이것 또한 요즈음 사회에서 보기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이 상품화 되어 돈과 권력만 가지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하는 세상에 ‘환자의 병은 보되 그의 지위나 재물은 보지 말라’는 가르침은 신선한 충격임에 틀림이 없으리라!
드디어 허준은 ‘어의’가 되어 선조를 치료하고 광해군을 떠난다. 그리고 돈 없고 가난한 백성들을 위하여 ‘동의보감’을 편찬하여 후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허준의 사람됨은 과거에 급제(장원)하던, 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던 ‘임금님이나 세자’의 위급한 병을 고치던 간에 그의 사람됨이 성실하고 책무에 지독하리만큼 철저하고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은 지되 결코 누구를 원망하지 않는다. 과연 성인 군자라 할 만하다.
이렇게 평범하면서도 고매한 인격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요즈음같이 롤 모델이 형펀없는 세상에 본받을 만한 인물상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되어(대리만족) 아마 허준의 방영 인기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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