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미국 대기업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산실로 오랜 경쟁관계를 가져온 것이 미국의 법대와 경영대. 90년대이후 내내 경영대가 앞섰으나 최근 반전되어 교육자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올봄 거의 모든 일류 경영대들의 지원자 숫자는 일제히 줄었고 그중 일부는 놀라울 정도로 줄었다. 유니버시티 오브 시카고의 경우 24%, 코넬은 23%, 스탠포드는 18%가 줄었다. 그 결과로 일부 경영대는 들어가기가 몇 년전보다 쉬워졌고 어떤 학교는 취업경험 요건을 완화시키거나 해외 학생 모집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반면 법대들은 1980년대 이래 처음으로 지원자가 늘어 희희낙낙이다. 전국적으로 올가을 법대 지원자 숫자는 7만7000명으로 작년보다 3%가 증가했지만 연 2년에 걸친 증가세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이어진 총 30% 하락세를 거스르고 있다.
그런데 학장들은 지난 10년간 주가 상승과 함께 MBA 프로그램의 인기도 급격 증가한 이후에 나타난 이 추세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일류경영대학원들은 합격률 10% 이하를 자랑했던 반면 법대들은 들어가기가 조금 수월해졌었다.
사실 대학원들은 전공에 관계없이 지난 5년동안 전반적으로 지원자 숫자가 줄었다. 20대 후반 연령층 인구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경기 호황으로 대학원 말고도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대만은 취업 경력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스쿨과는 달리 대학 졸업생도 곧장 입학시키는데다가 법대 졸업생들에게 예전보다 더욱 폭넓은 자리를 제공하는 미국 대기업 풍토 변화, 긴 호황 이후에 대두된 공익사업에 대한 관심 증대에 힘입어 대세를 역행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의 법대와 경영대간 역전세는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법대와 경영대는 의학이나 공학 쪽으로 진출하지 않고 대신 어느 업계에서나 부와 성공을 거머쥘 여권 역할을 할 학위를 취득하겠다는 야심찬 젊은이들 가운데서 학생들을 골랐기 때문에 언제나 경쟁관계였는데 작년에 스탠포드와 MIT 경영대학원 지원자 숫자가 감소하더니 올해는 소위 미국 최고들이라는 하바드, 유펜, MIT, 콜럼비아, 미시건, 버지니아, 노스웨스턴, 듀크 지원자가 모두 감소했다. 일류 중에서는 오직 예일만이 지난 2년간 조금 지원자가 늘었을 뿐이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경기 때문에 이미 잘 나가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학생들 자신부터 2년간 시간을 내서 MBA에 투자함으로써 학비에 벌지 못할 임금을 합하면 20만달러를 손해보는데다가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학교 다니는동안 중심에서 비껴나 있는 것을 꺼린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요즘같은 인력난 시대에 대기업 매니저들은 똑똑한 젊은 직원들을 인터넷 창업회사만큼이나 대학원에 뺏기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일부 회사들은 직원들이 계속 일하면서 파트타임으로 MBA를 취득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페인 웨버의 경우 NYU 교수들이 저녁 시간에 회사로 와서 20명의 젊은 직원들에게 MBA 코스를 가르치도록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자들은 비즈니스 스쿨 지원자가 줄어든 것보다는 법대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 더 미스테리라고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 스쿨 입학이 하도 어려워지다보니 지레 포기하고 법대에 원서를 넣은 사람이 많아진 것인지, 지난 2년간 법률회사들이 변호사 초임을 대폭 올린 것이 원인인지 모르겠다는 것. 그러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대두로 복잡한 법적 문제도 많아져서 법대 졸업생에게 기회가 많아진 것은 사실로 요즘 컨설팅 회사들은 법대 졸업생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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