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곳의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헛간 다락에서 살았던 한 화가는 올해는 자기가 손으로 만든 장신구들을 손님방과 바꿨다.
중년의 농장 근로자는 가재도구를 모두 창고에 집어 넣어 놓고 친구네집에 세워놓은 1987년형 다지 트럭 속에서 산다. 파트타임으로 일해 번 돈으로 친구들과 파티나 하며 지내려고 이곳에 온 20대 젊은이는 월 600달러에 뒷마당의 연장 곳간을 빌렸다. 연봉이 15만달러가 넘는 이 지역 병원의 원장마저 새 집을 짓는동안 매사추세츠 해안에서 7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섬을 떠나 살기로 했다. 상식을 벗어나는 여름철 렌트비를 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년동안 이 섬에서 이집, 저집을 떠돌며 산 것이 "악몽같다"는 장신구 및 직물 제작자 베스 맥엘리니(36)는 "내가 렌트를 낼 형편이 못되는 것이나 정말로 가난한 사람들만 집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 곳에는 도대체 집이 없는데다 아무도 1년씩 렌트를 주지 않기 때문에 6~8개월마다 끊임없이 이사를 해야한다. 모두들 다음번에 살집을 구하느라고 법석을 떨고 있다"고 말한다.
"비녀드 셔플"이라 불리는 이 집찾기 놀음에서 문제는 겨울에는 대부분 합당한 가격에 거처를 구할 수 있던 사람들이 돈있는 휴가객들이 무더기로 몰려드는 여름 휴가시즌에는 모두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데 있다. 말도 안되게 비싼 렌트를 군말 없이 부담하는 휴가객들 때문에 비수기에 1만4000명이던 이 섬의 인구는 10만명이 넘기도 한다.
전세계 여행객들에게 7번째로 인기있는 미국내 관광지인 이 섬 경제는 주로 관광객들이 뿌리는 달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인기가 높아지면서 분위기도 나빠지고 이 섬에서 일년내내 살며 일하는 임대인들의 고충은 심화되는 것이다.
렌트는 물론 매입할 집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부동산 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일년 렌트란 들어보지도 못한 일이며 그나마 주민들이 렌트할만한 집의 숫자도 줄어만 가고 있다. 겨울철 리스가 끝나 집주인들이 여름철 손님용으로 렌트를 인상하는 매년 6월 1일에 동네 게시판에 붙은 플라이어나 신문 광고에 나오는 렌트비는 1주일에 5000달러, 시즌에 25만달러일 정도다.
이미 주택 서너채와 콘도미니엄을 갖고 있으면서도 작년 여름에 직원들의 숙박비로 12만달러를 들인 마사스 비녀드 병원도 저소득층 근로자들을 위한 주택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이 섬의 단하나뿐인 캠프그라운드 주인도 8명의 직원을 수용할 주택 렌트비로 1만달러를 썼다.
이러니 이 지역 업체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캐시어나 청소부는 물론 샐러리를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영구직원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웬만큼 돈을 벌어서는 집값도 대지 못하는데다 가을에 집을 구해봤자 내년 6월이면 쫓겨날테니 차라리 섬을 떠나버리겠다는 사람도 많다. 남는 사람들도 언제 떠날지 모르겠다는 심정들이다.
마사즈 비녀드 교육구의 크리너 캐시 교육감도 구직자에게 살집을 구했는지부터 물어 본다. 이곳이 그렇게 멋져 보이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잠잠했던 5년전만 해도 40명씩 지원했지만 요즘은 고작 10여명뿐인데 사실은 캐시 자신도 아직 집을 사지 못해 렌트로 살고 있다. "여기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부자였거나 아니면 이곳 토박이 땅주인 뿐인 것 같아요"
이곳 주민들이 더욱 기막혀서 땅을 칠 일은 사실 이 지역은 주거부족 상태도 아니며 요즘 한창 건축붐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 주택중 최소한 60%는 주인이 렌트로 내놓지 않기 때문에 연중 거의 비어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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