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프리티 랩스타’ 최종 6인 유형별 분석
“We are not a team. This is a competition. (우린 팀이 아니야. 이건 경쟁이야)"
이처럼 박진감 높은 격전이 또 있었을까. 대한민국 힙합 신에서 처음 열린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여성 래퍼 ‘디스(디스리스펙트(disrespect, 무례)의 약자)전’이 막을 내렸다. 할리우드 여성 래퍼 니키 미나즈와 릴킴의 혈투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그들의 혈전은 매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국내 최초 여성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8인의 실력파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 최종화에서 ‘Real Me(진짜 나)’를 주제로 한 세미 파이널 무대 결과가 발표됐다. 베일에 싸여 있던 마지막 프로듀서 MC몽의 ‘아무도 모르게’의 주인은 치타로 결정됐다. 세미 파이널에 오른6인 래퍼 제시, 치타, 지민, 키썸, 육지담, 졸리브이를 유형별로 살펴봤다.
▶ 사자형 - 치타 & 제시
제시를 빼놓고 사자형 래퍼를 논할 수 없다. 지난 ‘언프리티 랩스타’ 2화에서 제시는 “We are not a team. This is competition.” “난쟁아”등 2015년 상반기를 강타하는 유행어들을 쏟아냈다. ‘100초 싸이퍼’ 미션 당시 컨디션 이상으로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 제시가 나머지 래퍼들의 투표를 통해 트랙 1번 미션 참가자에서 제외되자 화를 내며 쏟아 낸 자유 랩 가사들은 방송 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거친 제시의 모습은 ‘언프리티 랩스타’의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확실히 했다.
10년의 내공을 가진 여성 래퍼 제시. 그는 압도하는 무대 매너와 힘 있는 래핑으로 트랙 2번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본래 트랙 2번 `My type(feat. 강남, Prod. by 버벌진트) 주인은 단 한 명이지만 자존심을 건 파워풀한 무대에 프로듀서 버벌진트는 제시를 치타와 함께 트랙 2번 미션 우승자로 선발했다. 비록 마지막 트랙은 얻지 못했으나,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제시는 진정한 정글의 여왕이었다.
치타는 등장할 때부터 강렬했다. 그의 짙은 메이크업과 짧은 헤어스타일은 소위 ‘센 언니’의 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모와 이름만큼 실력도 강하다. 실력파 래퍼 치타는 매 무대마다 딕션(발음), 가사, 리듬감 어느 것 하나 떨어지지 않는 완벽한 래핑을 선보여 매 미션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강렬한 외모에 뒤지지 않는 실력,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가진 치타는 지난 7화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과거 버스에 치이는 큰 사고 때문에 인공 뇌사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치타는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한 ‘Coma 07’이라는 곡으로 세미 파이널 경연에 참가해 무대를 압도했다. AOA 지민을 상대로 경연한 세미 파이널에서 치타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고, 이어지는 파이널에서도 이변 없이 승리했다. 그렇게 대망의 마지막 트랙의 주인은 치타가 됐다. 무명 래퍼 출신 치타는 결국 스스로 ‘최강 치타’임을 입증했다.
▶ 토끼형 - 지민 & 키썸
큰 눈에 귀여운 목소리. 지민은 걸그룹 AOA 멤버라는 이유만으로 시작부터 많은 편견에 부딪혔다. 하지만 순해 보이는 토끼도 당근을 씹을 수 있는 강한 두 이빨을 가진 법. 지민은 자신의 최대 강점인 다수의 무대 경험을 살려내며 누구보다 자신감 있는 무대로 아이돌 래퍼에 대한 편견을 산산조각 냈다.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감 넘치는 지민의 모습은 트랙 미션 결과에도 드러나 여섯 트랙 중 ‘시작이 좋아(feat. 슬옹, Prod. by 버벌진트)’와 T4SA(Prod. by MC메타) 두 트랙을 지민이 가져가는 대이변이 발생됐다.
1화에서 눈물을 쏟던 토끼 같은 지민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지민은 래퍼 아이언과의 듀엣 무대를 꾸며 ‘PUSS’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치타와의 일대일 경쟁에도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민은 세미 파이널에서 치타에게 패배해 최종 스코어 2:1을 기록하게 됐지만 끝까지 치타 앞에서도, 자신을 아이돌 출신이라 평가절하했던 사람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았던 지민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Mnet ‘쇼미더머니3’의 예쁘기만 했던 래퍼는 잊어도 좋다. 경기도 시내버스 차내 방송 G버스 TV에 출연하며 ‘경기도의 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많은 팬을 확보한 비주얼 래퍼 키썸은 ‘언프리티 랩스타’ 1화만 해도 제시의 카리스마에 안절부절 토끼 그 자체였다. 그러나 5번 트랙 승자를 가리는 미션에서 완전히 돌변했다. ‘언니에게 어울리는 장소는 이태원’이라며 랩 시작부터 제시를 완전히 기선제압 하는 키썸의 모습에 시청자도, 제시도 많이 놀랐다. 작정하고 달려든 키썸에 결국 정글의 여왕 제시는 손을 들었고, 키썸은 5번 트랙 ‘슈퍼스타’(Prod. by D.O)의 주인이 됐다.
▶ 악어형 - 지담 & 졸리브이
사자처럼 화려한 것도, 토끼처럼 방어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생존이 달린 늪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두렵지 않은, 목표물 앞에서 거침없는 악어형 래퍼로는 육지담과 졸리브이를 꼽을 수있다.
‘언프리티 랩스타’ 최연소 래퍼인 육지담은 첫 경쟁부터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 줄 아는 승부사였다. ‘쇼미더머니3’에서 ‘힙합밀당녀’라는 최고의 유행어는 얻었지만, 결국 증명하지 못한 채 장렬히 전사한 여고생 래퍼 육지담이 이제 지코 앞에서도 자신이 쓴 가사를 거침없게 쏟아낼 줄 아는 진정한 래퍼로 성장했다. 잘 성장한 지담의 모습에 ‘언프리티 랩스타’ 멤버들은 ‘제2의 윤미래’가 될 것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작사 실력마저 일취월장한 육지담의 한방은 지난 파이널 무대에서 발휘됐다. 프로듀서 더 콰이엇과 힘을 합쳐 만든 경연곡에는 육지담이 힙합을 시작할 당시의 진심이 가사에 절실하게 들어갔다. 그 결과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졸리브이와 탈락한 타이미는 ‘언프리티 랩스타’ 대표적 라이벌 관계. 2013년 졸리브이의 공격으로 시작된 첫 디스전과 Mnet ‘쇼미더머니3’의 신경전에 이어 ‘언프리티 랩스타’ 5화에서는 그들의 세 번째 디스전이 펼쳐졌다. 결국 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비속어 섞인 격한 말을 내뱉은 타이미와 달리 졸리브이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응수했다. 실력을 논하기엔 둘의 랩 스타일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러나 졸리브이의 강점은 기죽지 않는 눈빛, 그리고 끝까지 유지하는 여유로운 태도. 7화 세미 파이널 경연에서 졸리브이의 ‘괜찮아’가 제시의 ‘Unpretty Dreams’에 패배하는 결과가 초래됐지만 졸리브이는 끝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한 트랙도 얻지 못한 졸리브이가 얻은 건 이제 타이미와 분리돼도 괜찮을 정도의 인지도. 그렇게 졸리브이는 ‘언프리티 랩스타’ 속 숨은 강자로 끝까지 함께 했다.
승자는 있었지만 패자는 없었다. 마지막 6번 트랙 승자는 치타로 결정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벽을 깨며 놀라운 성장과정을 보여줬던 ‘언프리티 랩스타’ 래퍼들은 칭찬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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