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클러치’ 그룹 파산 충격속 전자신문 유료화 뉴욕타임스 구독자 급증…성공 역사
▶ 팟캐스트·영상·모바일 결합, 미디어도 변화·혁신이 살 길
전자신문 구독 유료화 등 발빠른 혁신으로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이끌고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AP]
저널리즘과 미디어 산업의 미래저널리즘은 위기인가. 인터넷 혁명으로 촉발된 미디어 산업의 변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를 앞두고 천지개벽과 같은 변환기를 겪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된 지 20여년 만에 전통 형태의 미디어 특히, 종이 신문은 온라인 매체들과 시시각각 쏟아지는 소셜 미디어들의 영향으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급변하는 파도 속에서 이제는 기존의 매체인 종이와 더불어 ‘전자신문’이 새로운 미디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함께 세계 여론을 주도해온 워싱턴포스트(WP)가 인터넷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매각 됐던 지난 2013년의 충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 매각 이후 많은 유력지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였고, 아예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한 매체들도 있었다. 반면 전통적 권위지인 뉴욕타임스 등은 발빠른 혁신과 변화로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는 위기 속에서 저널리즘과 미디어 산업의 현 주소와 미래를 전망해본다.
■위기와 혁신
미 전국 최대의 신문 미디어 체인 중 하나인 ‘맥클러치’ 그룹이 올들어 지난 2월 파산을 신청했다. 새크라멘토 비, 마이애미 헤럴드, 캔사스 시티 스타 등 미 전국 14개주에 걸쳐 유력 지역 신문사들을 소유·운영해온 맥클러치 그룹의 파산 신청은 지난 2013년 워싱턴포스트의 매각에 버금가는 미국 저널리즘 업계에는 충격적이고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7년 전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에 매각된 사건은 전통적인 형태의 저널리즘 산업이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음을 본격 알리는 충격파였다면, 맥클러치 그룹의 파산 신청은 이제 종이 신문 산업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혁신과 변화 없이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충격파였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혁신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로 대표되는 미 주류의 전통적 권위지들은 온라인 신문 활성화와 유료 온라인 독자 확보에 집중하면서 성공적인 혁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전자신문이 있다.
■뉴욕타임스의 성공
온라인 매체 등 새로운 형태의 뉴미디어가 몰고 온 새로운 저널리즘 환경, 특히 종이신문 환경의 과격하고 급진적인 변화 속에서 일찌감치 전자신문 유료화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성공 역사를 써가고 있는 뉴욕타임스의 변신은 그간 변화에 둔감했던 전통적인 신문 업계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대기업에 밀려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특이한 역주행 사례를 보여준다.
지난 2월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4분기 실적을 보면 광고매출은 페이스북과 구글 등 인터넷 거대 기업에 밀리면서 종이 신문 부문과 온라인 부문 모두에서 감소를 기록했지만 전체 매출은 오히려 20%나 늘어났다. 온라인 유료 독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종이 신문과 온라인을 합쳐 전체 구독자가 530만 명으로 집계돼 4분기에만 온라인 독자가 34만2,000명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만 온라인 독자수가 100만 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매출이 크게 는 것은 지난 2011년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온라인 구독요금을 월 17달러로 2달러 인상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독자수 증가에 힘입어 4분기 구독료 매출은 한 해 전보다 4.5% 늘어난 2억7,53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자신문을 구독하는 온라인 유료독자 증가가 매출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셈이다.
■이제 전자신문의 시대
이는 지난 2013년 워싱턴포스트가 매각될 당시 뉴욕타임스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자신문 유료화 정책을 꼽았던 설즈버거 회장의 예견이 현실화된 것이다.
지난 1996년 일찌감치 온라인판을 도입하고 2011년 온라인 구독 유료화를 시작한 뉴욕타임스가 다른 신문사들이 처해 있는 위기를 빗겨나가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는 비결은 바로 전자신문에 있었던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과 온라인을 합친 독자를 2025년까지 1,000만 명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강자들이 새로운 저널리즘 환경 변화 속에 몸부림치고 있는 현실에서 뉴욕타임스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는 셈이다.
■혁신과 변화로 대응해야
‘뉴스’를 매개하는 미디어의 형태와 테크놀로지가 변해도 ‘뉴스’ 자체 또는 저널리즘 존재의 중요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저널리즘 전체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저널리즘 존재의 필요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와 조직 등 두 가지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저널리즘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시대에 변화에 맞춰 위기에는 전환과 혁신으로 대응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뉴스 수용과 소비가 대세가 된 시대에 과감한 혁신과 변화로 대응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이는 종이 신문과 전자신문, 두 미디어 형태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저널리즘 환경에 조응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주는 시사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을 포기하지 않은 대신 전자신문을 유료화하고, 팟캐스트와 영상 서비스, 모바일 등 다양한 형태의 저널리즘 포맷을 개발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미디어는 사라지지 않는다
저널리즘 위기의 시대지만 그렇다고 종이 신문과 같은 전통적 형태의 미디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정작 신문 구독자들은 종이 신문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신뢰도를 보이며, 종이 신문이 살아남아 온라인 매체와 공존하게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조사에 따르면, 신문 독자의 41.4%가 30년이 지나도 종이 신문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71.1%는 종이 신문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형태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견해에 반대했다.
또, 신문이 인터넷 매체나 TV 등 방송매체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며 저널리즘으로서의 신문의 기능을 평가하는 등 신문에 대한 높은 신뢰와 충성도를 보여줬다. 대신 독자들은 종이 신문에 대한 혁신을 요구하는 태도를 보였다.
저널리즘 환경이 급변하는 위기의 시대에 신문 저널리즘의 대응은 전자신문 등 다양한 뉴스 전달 채널을 개발하는 ‘전환’의 자세와 보다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혁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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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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