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보 자선재단 브라이언 김 회장
재단 규모보다 실질도움 주는게 중요 철학, “운영비 허투루 쓰면 안돼” 8년째 자비 충당
▶ 막내딸 디렉터로 합류…지원군 얻어 든든
소외된 이웃과 소박한 나눔을 실천하는 브라이언 김(왼쪽) 회장과 김신애 재단 디렉터가 자선재단 운영 철학과 한인타운에 들어설 트레이닝 센터 건립 계획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상혁 기자]
터보 그룹 롱비치 사옥에서 열린 2018년 가을사랑 음악회 공연 모습. 연례 행사인 자선 음악회는 재단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았다. <터보 자선재단 제공>
“더 가지려 하면 늘 부족하고, 나누면 나눌수록 충분해집니다”
대형 마켓과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상업용 냉장고를 생산하는‘터보에어(Turbo Air, Inc.)’는 주류사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굴지의 한인 기업이다. 기술력 하나로 상업용 냉장고 및 관련 테크놀러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터보에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김(62) 회장은 터보에어의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 외에 중요한 직함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바로 터보 자선재단(Turbo Charitable Foundation)의 설립자다. 성공적인 기업 운영에 그치지 않고 부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는,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언 김 회장은 지난 1997년 LA 한인타운 버몬트 선상의 작은 건물에서 터보에어를 시작, 22주년을 맞은 지금 각종 상업용 냉장·냉동고 및 식품가공 장비 등으로 70여 개국에 진출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터보에어 그룹은 롱비치 본사와 함께 텍사스, 중국, 베트남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세븐일레븐과 CVS, 코스코, 버거킹,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에 납품하며 미국내 상업용 냉장고 부문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룹을 세계적인 상업용 냉장고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성공을 이끈 김 회장은 2011년부터 부인과 자녀 등 가족들이 모두 참여해 터보 자선재단을 운영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희망을 나누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냉철함과 미래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유명한 브라이언 김 회장이 이처럼 자선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이민자로서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지금의 터보에어 그룹을 있게 한 미국에 대한 고마움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다.
터보에어 그룹 롱비치 사옥에서 만난 브라이언 김 회장은 “가방 하나 들고 온 이민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기부 문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평생 돈만 바라보고 살면 후회할 것 같았다. 더 가지려면 부족하고 나누면 충분하다는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자 지난 2011년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커뮤니티 기부와 공헌 사업에 대한 그의 철학은 바로 기금의 투명한 집행과 소박한 교류를 통한 나눔이라는 원칙이다. 터보 자선재단의 운영은 남다르다. 터보 자선재단은 해마다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에 2배를 더해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기금모금 콘서트인 ‘가을사랑 음악회’ 등 재단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재단 기금이 아닌 김 회장의 자비로 충당하고, 외부의 기부금은 100% 후원활동에만 사용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자선재단이 아닌, 정말 실질적으로 이웃과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나눔과 교류를 하고자 하는 김 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김 회장은 자선재단의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하기보다 규모에 걸맞은 효율적인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어진 범위 내에서 사회공헌을 목표로 시작한 터보 자선재단은 작은 액수라도 보다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주변에서 재단에 기부하고 싶다는 요청이 늘 들어오지만 거액 기부는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김 회장의 말이다.
“재단 운영과정에서 한 지인이 1만 달러 체크를 기부한 적이 있는데 입금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인은 수백만 달러를 터보 자선재단에 기부하고 싶다고 문의하기도 했구요. 기부 액수가 늘어 재단의 역량이 커지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야 하지만, 아직 그러기에는 재단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재단을 운영할 수 있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잘 준비해 나가고 싶습니다.”
자선재단 활동의 일환으로 김 회장은 LA 한인타운에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습득하도록 돕는 직업훈련 센터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민자들이 기술만 있으면 자본을 들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훈련 시설이 꼭 필요하다”며 “아직 이러한 곳이 없는 한인타운에 트레이닝 센터를 마련해 한국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이 미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트레이닝 센터가 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센터를 기반으로 구직에 필요한 영어 강의 등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요즘 자선재단 운영에 지원군을 얻어 더욱 든든하다고 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막내딸이 지난해 재단에 합류한 것이다.
재단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막내딸 신애씨는 “회사일도 재단 업무도 많이 배우고 있다”며 “한인타운에 들어서는 트레이닝 센터에 그림 전시 등 미술치료를 위한 공간과 함께 심리적으로 이민자들이 안정될 수 있는 카운슬링 프로그램 등 재단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타인종 장학금·봉사단체 지원…기금모금 ‘가을 사랑 음악회’ 유명어려운 이웃들과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 2011년 브라이언 김 회장이 설립해 매년 저소득층 가정 장학금 지원, 커뮤니티 비영리재단 지원, 소외된 이웃에 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후원자들의 기부 및 기금모금 행사, 그리고 매칭펀드 형태를 통해 연간 25만 달러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출범 이후 재단 운영과정에서 조성한 기금 가운데 단 1센트로 경비로 지출하지 않을 정도로 투명성을 중시하고 있다.
해마다 가을에 열리는 연례 기금모금 행사인 ‘가을 사랑 음악회’는 매년 다양한 장르의 유명 연주자 및 뮤지션들이 초청돼 터보 자선재단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에는 오는 11월9일 브라이언 김 회장 자택에서 인기가수 양하영씨를 초청해 갖는다.
이외에도 터보 자선재단은 소외된 이웃들과 한인 커뮤니티에 봉사에 앞장서는 비영리재단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마다 미 전역의 저소득층 타인종 학생 40여명에게 일인당 1,5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한 지역사회 리더를 매년 선정해 커뮤니티 봉사상과 상금을 수상하고 있다.
터보 자선재단은 개인과 지역사회와 지원하는 역할과 함께 LA 한인타운내 직업 훈련센터를 통해 이민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재단이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재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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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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