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기관별 활동주기 달라…인슐린 생산하는 췌장, 낮에 활동·밤에는 중단
인체의 각 기관에는 생체시계가 있으며, 그 시계의 24시간 주기를 지킬 때 신진대사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림 Evan Cohen
영양학자들은 오랫동안 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식이요법에 대해 토론해왔다. 그러나 요즘 들어 전문가들은 건강에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는 것뿐 아니라 언제 먹느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몸은 타고난 24시간의 생체 주기에 맞춰있을 때 최적의 기능을 수행한다. 즉 언제 일어나고, 언제 먹고, 언제 잠들어야 하는지의 하루 주기에 맞추는 것이다. 이 리듬이 만성적으로 방해받을 때, 예를 들어 자주 늦은 식사나 심야 스낵을 하는 경우 체중 증가 및 신진 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적지 않다.
솔크 인스티튜트(Salk Institute)의 삿친 팬더 교수는 최근 발간된 그의 저서 ‘신체주기 코드’(The Circadian Code)에서 식사는 매일 아침 8시에서 밤 10시 사이로 제한하고, 첫 식사는 아침 일찍 하고 마지막 식사를 이른 저녁에 하는 사람은 신진대사 건강이 개선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몸의 호르몬과 효소 및 소화 시스템은 이른 아침과 오후에 섭취하는 음식을 위해 준비돼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나서부터 잠들기 바로 전까지 간식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팬더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균 하루에 15시간 이상 먹고 있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우유와 커피부터 시작하여 잠자리에 들기 직전 와인 한 잔과 늦은 식사 또는 칩과 견과류 등의 간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식생활 패턴은 우리의 생물학적 리듬과 맞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우리 인체는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마스터 시계가 있어서 밝은 빛에 반응하여 수면과 기상 사이클을 관장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20여년 전 학자들은 우리 몸에 있는 시계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든 기관은 매일의 활동 주기를 관리하는 내부 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췌장은 낮에는 인슐린 생산을 증가시켜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밤이 되면 생산을 줄인다. 창자는 매일 썰물의 흐름처럼 효소와 양분의 흡수 및 폐기물 제거를 조절하는 시계를 가지고 있다. 내장 속 미생물을 구성하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 군집 역시 일일 리듬에 따라 작동한다. 이러한 일일 리듬은 우리의 DNA에 프로그램 되어있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기관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가 매일 거의 같은 시간에 켜지고 꺼진다.
팬더 박사는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수천 년 동안 살아왔다. 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언제나 변치 않는 단 하나의 법칙이 있는데 바로 매일 아침 태양이 뜨고 밤에 지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우리의 생리와 신진대사는 24시간의 리듬을 갖도록 설계되어있다. 이러한 리듬은 우리의 뇌가 수리하고, 재설정하고 재생하기 위해 수면을 취하듯이 모든 기관이 보수하고 재설정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버밍엄의 앨라배마 대학 영양과학부 조교수인 코트니 피터슨 박사 역시 하루의 이른 시간에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증거가 많다고 동의했다. 수십 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당 조절은 아침 시간에 가장 좋고, 저녁에는 최악이다. 우리는 아침에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음식을 더 효율적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밤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에 뇌가 멜라토닌을 방출하고 이에 따라 잠들 준비를 하게 된다. 늦게 저녁을 먹으면 신체 다른 부분의 생체시계는 여전히 낮이라는 상충되는 신호를 받게 된다고 피터슨 박사는 말했다.
“낮의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종일 끊임없이 식사를 하면 서로 다른 생체시계 시스템이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한 그녀는 “마치 하나의 시계는 일본 시간대에 있고, 다른 하나는 미국 시간대에 있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신진대사는 활성화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 헷갈리게 된다”고 말했다.
자주 여러 시간대를 비행하거나 한밤중에도 일을 하는 현대인들은 대부분 뇌의 중심 시계를 방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알고 몸으로 느끼고 있다. 피곤함과 시차로 인한 피로 때문에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지는 것 말이다. 잘못된 시간에 먹는 것은 소화기를 비슷한 상태 만들어서 잠들어야할 때 억지로 일하게 만듦으로써 질병의 위험에 노출시키게 된다고 UC 어바인의 발생기구학 및 신진대사 센터 소장인 파올로 사슨-코르시는 말했다.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거나 매일의 사이클이 깨지면 많은 병리학적 위험이 증가한다고 사슨 코르시 박사는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대 근로자인데, 전국 노동력의 약 20%를 차지하는 이들은 야간 교대 근무를 자주하기 때문에 이상한 시간에 잠을 자고 식사를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야간 교대 근무는 비만, 당뇨병, 암 및 심장병 발병 증가와 관련이 있다. 다른 사회 경제적 요소도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체주기가 깨짐에 따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이 오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건강한 성인에게 취침 시간을 늦추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수면 패턴을 10일 동안 갖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순환주기와 식사 패턴이 달라졌는데 그 결과 혈압이 상승하고 인슐린과 혈당 조절이 손상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을 며칠만이라도 계속해서 밤늦게까지 깨어있게 하면 빠른 체중 증가, 인슐린 감수성의 감소, 당뇨병과 관련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2012년 솔크 인스티튜트의 닥터 팬더와 동료들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지방이 많고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언제나 먹을 수 있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같은 음식을 하루 8시간 동안만 먹게 했다. 두 집단은 같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먹을 수 있었던 쥐들은 살이 찌고 병이 들었고, 시간 제한이 있었던 쥐들은 비만, 지방간 및 대사성 질환에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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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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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강 기사네요. 고로 낮에 활동활때 많이먹고 밤에는 무조건 적게 먹거나 안먹는게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