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자동차 내부 모습은…통유리 창문이 스크린, 소셜미디어 검색·영화 관람지나가는 풍경들 정보 제공
▶ 탑승자의 기분·열망에 따라 인테리어의 조명·온도 변화…좌석에 가상현실 센서, 가만히 앉아서도 스포츠카 운전하는 느낌
무인자동차 시대가 바짝 다가오면서 자동차의 내부도 가히 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사람이 운전대 앞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승용차 내부는 달리는 거실과 같아질 것으로 테크놀러지와 디자인 분야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파나소닉 자동차 시스템 부서의 하칸 코스테펜 행정디렉터는 “차가 완전 자율주행을 하게 되면 차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과 기대 역시 변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이 개인적인 공간이 더 스마트하고 더 정보에 가득 찬 이동공간으로 사용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과 함께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좌석의 배치, 정보의 흐름, 그리고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의 내용이다. 사람이 더 이상 운전대 앞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좌석의 배치가 자유로워지고, 대시보드 공간도 필요 없어지므로 내부 디자인을 한층 다채롭고 여유있게 꾸밀 수 있다. 심지어 자율주행 차는 정비를 받을 필요도 없으니 자동차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LA 패사디나의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에서 최근 14명의 학생들이 미래 자동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이들은 디자인, 교통, 그래픽을 포함한 모든 규칙을 동원하는 한편 나사의 JPL을 방문해 필요한 전략을 도모했다.
BMW 자동차 회사, 전자회사 느비디아(Nvidia), IBM의 왓슨 인공정보 부서에 의해 검토된 이 학생들의 제안은 각자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다.
하나는 전체 통유리로 된 천정과 양옆 창문들에 소셜미디어 내용이 투사되는 것이다. 또 리얼리티 프로젝션의 기능을 갖고 있어서 차가 지나가는 주요 건물들과 풍경들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식당을 지나갈 때면 그곳 음식의 리뷰가 뜨면서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는 서식도 제공되는 식이다.
비디오 게임도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 지나치는 차의 창문으로 보이는 건물을 향해 ‘무기’를 발사하면 디지털 상에서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디자인은 자동차의 인테리어가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기분과 열망에 따라 조명과 온도를 계속 변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생리학적인 상태와 감정적인 상태를 분석하는 센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프로포절은 VR(가상현실)과 움직임 센서가 달린 좌석을 이용해 가만히 앉아있는 있는 사람에게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아트센터를 졸업한 학생들의 미래 자동차 컨셉은 BMW i3 전기자동차와 테슬라 모델 S의 디자인 팀으로 옮겨갔지만 모두 실용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개발하고 상용화시키는 데 드는 비용, 브랜드의 명성, 소비자들의 반응 등이 모두 고려돼야하기 때문이다.
파나소닉도 그중 한 회사로, 자동차 내부의 조명이 승객의 기분에 맞춰 조절되는 아이디어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아트센터 학생들처럼 창문을 정보와 광고를 내보내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개발비용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언.
BMW는 높낮이 리프트의 적용을 실험하고 있다. 차를 타고 있는 사람의 바로 눈앞에 홀로그램 프로젝션이 나타나 눈이나 몸을 돌릴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온도를 조절하고 라디오 채널을 바꿀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자동차들이 완전 주행 모드로 전환되면 앞 유리창은 와이드 스크린으로 사용될 공산이 크다. 이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는 동안 극장 좌석 같이 안락한 의자는 음향효과와 함께 진동하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
또 각 좌석마다 장착된 스피커는 소음제거 테크놀러지를 갖고 있어 실제로 영화를 보는 사람만 사운드트랙과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앞좌석 운전자들과는 별도로 뒷 자석에 앉은 사람들은 차의 천정으로부터 내려온 대형 스크린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BMW의 소비자 부서 책임자인 홀저 햄프는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테크놀러지는 배경으로 밀어 넣고 필요할 때만 나타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가지,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은 좌석의 회전 기능이다. 왜냐하면 좌석을 돌려서 뒤쪽을 보고 앉으면 멀미가 쉽게 나기 때문이라고 햄프는 설명했다.
파나소닉과 BMW만이 미래 자동차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설계하고 있는 회사들은 아니다.
GM을 비롯한 많은 자동차 회사들에 납품하는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회사 발레오(Valeo)에서는 1만4,000명의 엔지니어들이 가시성, 안락함, 운전, 열적계 시스템에 이르는 분야에서 자동차 내부를 새로 디자인하고 있으며 작년 한해 동안에만 무려 16억 유로(17.5억달러)가 그 연구와 개발에 투자되었다.
이 회사는 조명을 사용해 승객들에게 경고하거나 내부 환경을 바꾸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차체 오른쪽에서 밝게 빛나는 오렌지 빛이 나오면 무언가 위험하다는 신호이고, 푸른색 빛은 내부의 온도를 더 시원하게 조절하는 일과 관련된 기능이다.
심지어 인공지능(AI)를 이용해 타고 있는 사람의 취향과 기호를 분석해 언어, 기후, 오락의 내용을 맞추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발레오 사의 부사장인 기욤 드보셸은 설명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자동차는 승객이 방금 짐(gym)에 다녀온 것을 알아차리고 내부 온도를 거기에 맞게 설정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보쉬(Bosch)는 앞으로 자동차는 개인 소유보다는 공유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타는 사람에게 자동적으로 맞추는 개인화 기능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눈동자나 지문 감식 혹은 스마트폰 연결을 통해 누가 차에 탔는지 알아채고, 그에게 최적화된 온도, 좌석 위치,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 등의 환경조건들을 자동으로 맞춘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 모든 기술이 개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질문만이 남아있다.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파나소닉의 코스테펜 행정디렉터는 “이론상으론 내 차의 창문에 뜨는 이메일을 읽을 수 있다니 너무 멋진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그러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죠. 완전 자율주행을 한다고 해도 자동차는 본래의 DNA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연례 소비자 전자쇼 CES에 전시된 BMW의 전시용 자동차. <사진 BMW Group 제공>
자율주행 차의 내부 인테리어 상상도. 유리창에 다양한 정보와 메시지가 뜨게 된다. <사진 ArtCente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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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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