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세상을 바꾸다 - 첨단기술의 메카 구글
▶ 인터넷·검색·이메일“구글 없인 못 살아”…무인차·생명 연장 프로젝트·두뇌 등
미지의 분야 개척자 “도전은 계속된다”
북가주 마운튼 뷰에 있는 구글플렉스. 수십개의 건물로 이루어저 있다.
우리는 구글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인터넷을 열 때마다 초기 화면으로 등장하는 구글(Google), 구글 검색창에 질문을 넣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하루도 없고, G메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메일이며, 안드로이드는 가장 널리 쓰이는 스마트폰 운영체계다. 또 평소 운전할 때는 물론이고 여행길에서 누구보다 친절하고 똑똑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 구글맵이니, 창업한 지 2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리의 삶에 이렇게 깊숙이 들어온 기업은 유례가 없을 것이다.
“구글이 움직이면 미래가 된다”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구글은 시작에 불과하다”
“구글은 전 세계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갈수록 거대한 기업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구글을 보면서 나오는 경탄과 탄식들이다.
1998년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설립한 구글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이며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수퍼 파워다.
이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그 시작은 정보와 데이터였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디지털 세계에서 화폐와 가장 가까운 것은 바로 ‘정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렸다. 회사 창립 첫날에 이들은 다음과 같이 공표했다.
“우리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 및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으겠다니, 사람들은 두사람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초기부터 완벽한 정보 수집과 정보 처리 작업에 주력했고, 그 결과 오늘날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같은 편리함 속에 자신의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정보 역시 구글에게 몽땅 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말 구글은 이미 모니터하고 있는 온라인 샤핑 뿐 아니라 사람들이 상점에서 구입하는 오프라인 샤핑까지도 모니터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좀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여 구글을 클릭할 때마다 개인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인공지능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의 창조물이다. 그 알파고가 최근 바둑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 완승을 거두고 ‘바둑의 신’으로 등극한 것도 끊임없는 데이터 학습의 결과다.
놀라운 것은 미래를 지배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역시 데이터라는 것이다. 구글이 무서운 이유다.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되는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화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융합해 생산·관리·경영의 전반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차세대 기술혁명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이 2025년까지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때쯤에는 인구의 10%가 인터넷과 연결된 의류를 착용하거나 3D프린터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간 이식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4차 혁명시대에 구글이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지난 해 나온 책 ‘구글의 미래’(토마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를 보면 구글의 목표는 ‘인류와 문명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구글 창업자 페이지는 구글을 ‘미래 세계를 만들어내는 체제’로 바꾸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구글은 무인자동차나 안드로이드, 알파고뿐 아니라 우주 엘리베이터, 나노 알약, 생명 연장 프로젝트 등 무한대의 가능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탁기와 냉장고, TV, 가정용 난방 시스템 등 가전제품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스마트 기기화하는 것도 구글의 중요 어젠다다. 한마디로 구글은 전 세계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 X에서는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기상천외하고 대담한 프로젝트들의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안경에 휴대용 컴퓨터 시스템을 장착한 구글 글래스나 혈당을 측정하는 콘텍트렌즈 같은 제품은 시작일 뿐이다. ‘문샷’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혁신 프로그램들에는 테크 귀재들뿐 아니라 전기공학자, 기계공학자, 화학자 같은 사람들이 모여 디지털 작업만이 아닌 물리적인 실험을 거듭하며 전혀 새로운 구글의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구글의 두뇌 프로젝트 팀은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컴퓨터도 개발하고 있다. 나사(NASA)와 협력해 보통 수퍼 컴퓨터보다 계산 속도가 수천 배 빠른 양자컴퓨터도 실험 중이다. 태양열 발전기보다 더 싸게 많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비행 풍력 터빈도 개발중이고, 구글이 새로 인수한 연구업체들은 수명 연장 방법을 찾고 있다.
구글의 원대한 목표는 ‘야망’에서 나온다. 그들이 움직이는 프레임이 ‘문명과 인류 전체’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고 있다.
항상 평범함을 거부해온 구글, 분명한 것은 그들이 가장 인류의 미래에 맞닿아있으며, 바로 그 이유로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던져보는 질문, 우리는 구글 없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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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와 상징이 있는 본사 건물 앞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구글 본사에 직접 가봤더니…
방문객 북적 최대 하이텍기업… 접근 막고 화장실도 없어 원성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 여행 길에 마운튼 뷰에 있는 구글 본사를 찾아갔다.
거의 50에이커에 달하는 부지에 수십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구글플렉스(googleplex)는 세계 최대의 하이테크 그룹이며 우리가 매일 컴퓨터에서 만나는 이름, 그리고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1위로 꼽는 곳이다. 하지만 일반 방문객들에게는 무척이나 불친절한 곳이었다.
미국인은 물론 인도, 중국, 브라질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매일 수백 수천명씩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오라클 등의 테크 기업들을 순례하지만 이 기업들은 비지터들에게 철저하게 접근을 통제하고 있어 원성이 자자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업 로고가 있는 건물 앞에서 셀피를 찍으려고 드넓은 캠퍼스를 헤매고 다니지만 안내판이나 표지판도 없고, 파킹도 제한돼있으며 구글 캠퍼스 곳곳에 놓여있는 자전거는 직원용으로 통제하고 있어서 무작정 걷거나 차를 타고 빙빙 도는 수밖에 없다.
구글을 투어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이곳서 일하는 직원에게 부탁해 개인적으로 구경하거나, ‘실리콘 밸리 테크 투어’ 등의 비싼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모두 자사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을 들르는 사람들이 매일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자가 방문했던 날도 수많은 중국인들이 바글거리며 구글 로고가 있는 티셔츠와 자켓 등을 사느라고 난리법석이었다.
참으로 놀라웠던 것은 계산대 줄이 길게 늘어선 그 큰 상점 안에 고객용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꼭 용무가 필요한 사람은 밖에 세워놓은 포터블 간이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했다. 굴지의 글로벌 테크 기업의 손님 접대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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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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